[2024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11월22일은 ‘김치의 날’

세계인의 식품으로 거듭난 김치 기후변화로 작황부진 대책 마련 시급

2024-11-17     김희민 학생기자

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끼니마다 한국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김치 /사진=김희민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희민 학생기자 = 11월22일은 ‘김치의 날’이다. 아직 생소할 수 있는데 엄연히 법정기념일이다. 2020년 정부는 김치 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김장하기 좋은 달인 ‘11월’에 그리고 재료 하나하나가 모여 22가지 이상의 효능을 낸다는 의미를 담아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김치의 날’은 국내뿐만 아니라 최근 해외에서도 제정하거나 선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워싱턴 D.C, 뉴욕주 등에서 제정 또는 선포했고 영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도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이 정도면 ‘세계 김치의 날’이라 할 수 있겠다.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에 김치 생산 시설을 구축할 만큼 김치에 대한 해외 현지 반응은 뜨겁고 김치 수출액 또한 계속 증가하여 올 상반기에는 2만3900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본격적인 김장철인 요즘 미디어에서 배추작황 부진으로 인한 배춧값 폭등에 이어 김치 종주국인 한국에서 기후변화로 배추김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접하게 된다. 대체 지금 김치 업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리나라 식당에 가면 물 잔과 함께 기본 반찬으로 가장 먼저 나오는 김치, 이 소박한 김치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김치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게 된다.

세계 속 김치 열풍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김치는 식품의 영양학적인 우수성으로 유명하다. 특히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질병의 대유행으로 위기를 겪고 있을 때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김치에 들어간 마늘과 유산균이 효험이 있다는 주장들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2006년 미국의 건강 전문잡지 '헬스'(Health)는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의 요구르트,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또 콩과 함께 한국의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였고 2015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식품 6가지’ 중 하나로 김치를 선정했다. 장에 유익한 균이 증가하면 부정적 생각, 공격적 사고가 크게 줄어든다고 하는데 김치의 풍부한 유산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렇게 건강식품으로 여러 언론에서 김치가 소개되고 기네스 팰트로, 미쉘 오바마와 같은 유명 인사의 김치 예찬 발언이 화제가 되며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장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을 전후로 김장이 펼쳐진다. 농경사회에서 ‘입동’ 절기는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한 배추와 무로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김장을 하며 겨울 준비를 하는 시기였다. 채소가 귀한 겨울을 나기 위해 채소를 소금에 절여 김치를 만들었는데 다 함께 겨우내 먹을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담그고 나눠 가졌다.

2013년 우리나라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은 인류가 공동체적으로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문화재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김장 문화는 ‘김장, 한국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라고 등재되었는데 우리나라 전역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일상에서 전승되어 온 생활관습이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 단체를 인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문화유산 전수자로 김장 문화를 계승해오고 있는 셈이다.

기후위기는 김치산업의 위기

김치에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포기김치를 비롯해 맛김치, 겉절이, 보쌈김치, 백김치 등 배추류 김치가 대표적이다. 배추의 국내 생산량 가운데 김치 제조에 사용되는 비중이 84.8%(2021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배추는 김치의 핵심 주재료로 김치 맛을 좌우한다.

그런데 올해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배추 생육이 부진하고 수확량이 급감해 김장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따라 오는 2050년대에는 여름 배추 재배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2090년대에는 남한에서 총재배 가능지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변화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식문화와 김치산업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다. 김치의 날,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 홍보와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