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톡톡] 전기차 캐즘 직면, 해결책은?

가격·성능 잡을 안전하고 저렴한 고성능 배터리 개발 필요

2025-01-05     편집국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신지연

[환경일보] 반도체에 이어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 같았던 배터리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다. 전기차는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을 꿈꾸며 등장했으나 높은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소비자의 수요가 감소하는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고 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증가와 가격 하락이 필수적이다. 초기 소비자들의 경우 혁신 기술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대중적인 소비자들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차의 핵심이 되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면서, 성능은 향상시키는 것이 전기차 캐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에 부품을 간소화시켜 비용은 절감하고, 부품이 줄어들며 확보된 공간에 배터리를 채워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는 방안이 대두됐다. 바로 직렬연결로 공간을 확보하는 차세대 배터리, ‘바이폴라(Bipolar, 양극성) 배터리’이다.

직렬연결로 공간 확보, 바이폴라 배터리

바이폴라 배터리가 이전의 배터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직렬연결’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모노폴라(Monopolar, 단극성) 배터리는 각각 병렬 구조를 이루는 독립적인 셀들을 외부에서 연결해야 한다. 따라서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더 많은 부품이 필요하다.

반면 바이폴라 배터리는 소재들을 층층이 쌓기만 하면 외부 연결선 없이 직렬연결 구조를 이룰 수 있다. 이에 따라 부품이 간소화되며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고, 가격을 절감시킬 수 있다.

이렇게 외부 터미널 없이 직렬연결이 가능한 것은 바이폴라 배터리의 독특한 집전체 ‘클래딩’ 덕분이다. 기존 모노폴라 배터리는 양극 집전체 위에 양극을, 음극 집전체 위에 음극을 코팅하지만, 바이폴라 배터리는 직렬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하나의 집전체 위아래에 각각 양극과 음극을 코팅한다. 두 개의 집전체가 할 일을 하나의 집전체가 해야 하므로, 양극 집전체인 알루미늄과 음극 집전체인 구리를 결합한 복합 호일 클래딩이 필수적이다.

전기차 역시 캐즘에 직면했다. 혁신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초기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성장세는 끝이 나고,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격 하락과 성능 개선이 필수적이다.

모든 혁신기술이 마주하는 벽, 캐즘 돌파

새롭게 떠오르는 많은 기술은 주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정체기를 마주하다 결국 사라지고 만다. 특히 환경 관련 기술들은 더욱 그렇다. 기존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서, 불편해서, 많은 다양한 이유로 대중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친환경 자동차 중 가장 유망해 보였던 전기차 역시 캐즘에 직면했다. 혁신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초기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성장세는 끝이 나고,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격 하락과 성능 개선이 필수적이다.

바이폴라 배터리는 공간 활용률을 높여 이를 실현할 수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단일 케이스 내에서 전해질이 공유되면 안 되므로 한 쌍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만 전해질이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와의 궁합이 좋은 기술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기술 혁신은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 혁신과 더해 정책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전기차 산업은 캐즘을 극복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바이폴라 배터리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에 탑재될 안전하고 저렴한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신지연 sjy0718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