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친환경 꿀팁㉕] 돈쭐 내줘야 하는 ‘지구 지키는 브랜드 TOP 10!’
ESG, 업사이클링, 리유즈, 슬로우 패션 등 다양한 친환경 기업
파타고니아, 트래쉬버스터즈, 더피커, 노플라스틱선데이 등 소개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환경실천은 누구나 생각하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 열정,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없던 용기도 내야 하고, 불편도 감수해야 하며, 삐딱한 시선도 이겨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환경과 관련한 10개의 친환경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구를 살리려는 한 명 한 명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복합한 인간 세상에서는 이렇게 멋진 브랜드들이 환경에 대해 힘 있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면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제부터 소개할 10개의 브랜드는 각자의 영역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이니 꼭 돈쭐을 내주자!
ESG 시대, 물건이 아니라 신념을 판다
' 파타고니아 '
ESG 경영의 우수 사례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일 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우리 제품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내건다. 게다가 해마다 매출의 1%를 ‘지구를 위한 세금’으로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우리 기업의 최대 주주는 지구’라고 선언하며 2022년 가을부터 순수익 100%를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한다.
제품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힘쓰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 오래 입을 수 있는 의류를 만들기 위해서도 고민한다. 또한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지사에는 환경팀이 존재해 각국의 현실에 맞는 환경 이슈와 연관된 크고 작은 환경단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이야기이다.
기후위기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제 ESG 경영은 필수과제이자 숙명이 됐다. ESG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파타고니아는 선명하고도 투명한 ESG 경영을 실천해 왔다.
수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획기적으로 처리하는 해결사
' 트래쉬버스터즈 '
단언컨대 플라스틱은 인류 역사상 역대급 발명이었다. 편리하고 저렴하며 접근성이 좋아 누구나 쉽게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쉽게 버릴 수 있다. 아니, 쉽게 버려도 되는 줄 착각했다. 그렇게 남용된 플라스틱은 고스란히 인류를 위협하는 무기가 돼 돌아왔다. 플라스틱이 더는 인류의 우호적인 친구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난 뒤, 사람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하지만 딱딱하고 실효성 없는 규제는 실제 사용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이처럼 누구도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플라스틱 빌런은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 바로 이 위기의 시점에 트래쉬버스터즈가 등장했다.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가들은 남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또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그들의 행동은 고착화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한 처방이 되곤 했다.
예술 전공자로 구성된 트래쉬버스터즈의 행보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은 주황색 점프슈트를 입고 모이는 공간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회용 쓰레기를 단번에 해치우기 시작했다. 환경보존의 당위성을 설명하기보단, 재미있게 동참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간결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최초의 제로웨이트숍
' 더피커 '
‘제로웨이스트’라는 개념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때, 서울 성수동에 제로웨이스트숍 ‘더피커(the Picker)'가 문을 열었다. 더피커는 ’건강한 자원의 순환과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회복‘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2016년부터 시작한 국내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브랜드다. 더피커는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로웨이스트숍의 기본적인 역할과 기능을 넘어, ’소비문화 회복‘이라는 주제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더피커에서는 포장 폐기물 감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쓰레기 발생을 줄일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소비할 때 취향과 가격만 고려할 게 아니라 ‘누가 만들었을까’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을까’를 고민하게 만들고, 물건의 생애주기를 살찔 수 있게끔 ‘냉장고 없는 부엌’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로웨이스트 영역 자체를 좀 더 넓혀갈 수 있는 내용으로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수리해서 다시 쓰는 문화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생활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내일의 지구를 위한 즐거운 업사이클링
' 노플라스틱선데이 '
9,987kg. 이 어마어마한 숫자의 정체는 바로 한 브랜드가 업사이클링한 플라스틱의 무게다. 그 주인공은 바로 끊어진 자원순환 고리를 회복하고 플라스틱 쓰레기의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노플라스틱선데이’다.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이라는 말을 들으면 얼핏 딱딱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요일의 환한 햇살을 닮은 노란색의 브랜드 컬러를 보면, 노플라스틱 선데이를 한껏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 노플라스틱선데이만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업사이클링 제품은 마음의 문턱을 한층 낮춘 브랜드 이미지와 닮아 있다.
노플라스틱선데이는 단순히 예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수익의 일부를 환경단체에 기부해 시민공동체와 연대하고, 기술이전 및 위탁생산을 통해 지역자활센터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돕는다. 또한 이들은 대다수 기업과 달리 기술을 꽁꽁 감추려고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업사이클링 기술은 오픈소스화돼 있어 필요한 누구에게나 공유된다.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순환구조까지 챙기는 노플라스틱선데이다.
옷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다
' 다시입다연구소 '
패션은 시대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특히 젊은층이 열광하는 장르다. 그러나 그들 중 의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우리나라의 의류 폐기물은 약 8만2000톤이며, 공장에서 나오는 폐섬유까지 합산하면 그 양은 40만톤에 달한다고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세 가지 조건 중 하나인 의류는 어쩌다 재앙이 됐을까?
‘다시입다연구소’는 패션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문제를 다각도로 알리고 있으며, ‘21%파티’ ‘수선혁명’ 등으로 슬로우 패션을 촉진하는 여러 활동을 전면적으로 취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단체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에 다가서는 자전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 라이트브라더스 '
200g vs 0g. 1km 주행 시 자동차와 자전거의 탄소배출량이다. 알다시피 자전거는 주행을 할 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물론 자전거를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는 탄소가 발생한다. 다만 자전거의 경우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마저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중고자전거를 사용하면 된다. 그럼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드는 탄소마저 0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듯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은 바로 자전거를 적극적으로 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중고자전거 거래를 통해 자전거 타기를 활성화시키고, 탄소중립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도록 해주는 기특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라이트브라더스’다. 라이트브라더스를 통해 중고자전거를 구매하면 품질이 보장돼 있으니 누구나 안심하고 자전거를 타며 탄소중립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벌을 통해 환경을 살피며 인간의 성장을 꾀하는 열린 조직
' 댄스위드비 '
시작은 꿀벌이었다. 2020년 여름, 한 브랜드 디렉터가 토종꿀 브랜딩 작업을 맡게 됐다. 그는 브랜딩 작업을 위해 전국의 밀원지를 찾아다니다 커다란 문제를 발견했다. 꿀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꿀벌 멸종의 배후에는 기후위기가 있었다.
기후 변동성이 높아 겨울에 먹이를 찾아 나선 벌들이 추위로 인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살충제의 남용, 낭충봉아부패병 등의 전염병, 벌에게 설탕을 무리하게 주고 꿀을 갈취하는 양봉방법 등이 두루 겹친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 상황의 모든 원인과 배후에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스템이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브랜드 디렉터가 생각하기에 꿀벌의 문제는 곧 인류의 문제였다. 그는 꿀벌을 살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댄스위드비’라는 조직을 만들고 ‘댄비학교’를 열었다. 이는 곧 분산화된 자율조직, 협동조합 형태의 커뮤니티로 발전했고, 이를 통해 환경과 자연, 인간의 공존뿐만 아니라 인간의 성장과 진화에 대해 꿈꾸기 시작했다.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소셜 액션 플랫폼
' 베이크 '
‘기후위기’ ‘환경보호’ ‘소셜’ ‘액션’ ‘연대’ 등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괘념치 않았던 이 단어들이 우리 사회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된 커뮤니티와 스타트업도 여기저기에서 생겨났다. 그 가운데에 선명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베이크(VAKE)가 눈에 띈다.
베이크는 우리 주변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직접 만들어 가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소셜 액션 네트워크다. 베이크는 커뮤니티인 듯하면서도 기업의 모습을 하고 있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블록체인이라는 최신 기술을 탑재한 곳이다.
시민과 농부, 그리고 자연을 잇는 시장
마르쉐@
우리는 우리가 먹는 밥상에 대해 잘 모른다. 누가 재배하고 어떻게 유통돼 밥상까지 전달됐는지, 음식에 담긴 저마다의 이야기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대양을 넘어 탄소마일리지를 잔뜩 쓰고 유통되는 대량생산의 농산물이 우리 밥상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원거리의 수입 농산물과 인스턴트 음식이 범람하는 식탁 위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저 음식의 가격뿐이다. 그렇게 돈과 음식의 일차원적인 교환으로 시장이 굴러가는 동안, 우리의 몸과 지구는 점점 병들어 가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굴러가는 식탁의 잔혹사에 희망찬 브레이크를 12년 동안 밟아본 시장이 있다. 2013년 10월에 시작한 마르쉐@은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뤄지는 시장’ 대신 ‘사람, 관계, 대화가 있는 시장’을 지향하는 친환경 농부시장이다. 마르쉐@에서 농부는 직접 재배한 싱싱하고 건강한 자연의 농산물을 손님에게 건넨다. 도시 사람들은 제철 채소와 함께 계절을 느끼며 자연의 순리와 철학을 자연스레 체감한다. 마르쉐@에서는 그릇을 빌려 쓰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거래 과정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로가 함께 기꺼이 노력한다. 그렇게 마르쉐@에서 농부와 시민, 그리고 자연은 하나가 된다.
ICT 디바이스 리사이클링 기술을 통해 환경을 되살린다
' 민팃 '
2024년 2월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1400만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해마다 이렇게 많은 새 휴대폰이 판매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폰을 집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판매를 한다고 해도 사기 거래에 대한 두려움과 음성적인 유통시장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민팃(MINTIT)은 바로 이러한 중고폰 유통구조의 맹점을 파고들어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민팃은 중고 ICT 기기 거래 플랫폼으로, 전국에 약 6600여개의 인공지능 무인매입기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은 ATM에서 손쉽게 현금을 인출하듯, 민팃 무인매입기에서 비대면으로 중고휴대폰을 거래할 수 있다. 민팃 무인매입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민팃의 매입기에서 휴대폰 상태를 AI로 분석하고, 개인정보는 국제 인증기관에서 인증받은 기술을 통해 정밀한 정보 삭제가 이뤄진다. 또한 폐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속자원들을 추출해 산업원료로 재사용한다. 더 이상 휴대폰으로 기능할 수 없더라도 끝까지 그 쓰임을 찾아 쓰레기가 아닌 자원으로 순환되도록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획기적인 리사이클링 테크와 순환경제 기술로 자원순환에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