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톡톡] 화재·침수··· 전기차 확산 가로막는 ‘불안’

전기차 캐즘·포비아 극복은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신뢰

2025-03-21     편집국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환경일보] 도시화와 불투수면적 증가로 도시침수가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도시화는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1955년 24.5%였던 도시화율은 1970년 50%를 넘어서더니 2010년에는 90%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불투수면적도 50%에 근접하고 있다. 도시 내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의 인프라가 빗물 흡수를 어렵게 만들어 불투수면적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빗물이 지표면을 따라 흐르지 못하고 곧바로 배수관로로 유입되는 원인이 된다. 이로 인해 관로가 감당할 수 없는 폭우가 내리면 도시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10년(2011~2020년) 동안 국내 자연재해 피해액 4조4192억원 중 홍수 피해가 93%(4조1125억원)를 차지했다. 이렇게 홍수 피해가 자연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극한호우’의 빈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실은 대표적으로 인천의 약 60년간의 강우(1965~2023) 분석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속 기간 1시간 동안 78.4mm가 내릴 때의 강우 빈도 변화 /자료=김경훈 객원기자

X 축에 있는 연도, 1965는 1965~1994인 총 30년 기간을 의미한다. 1965~1994 기간에 지속기간 1시간 동안 내린 78.4mm는 약 50년 만에 내리는 비에 해당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1990~2019 기간에 내린 78.4mm는 약 17.5년 만에 내리는 비로 변한다. 이는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비가 더 자주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호우 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면적 증가가 맞물려 도시침수라는 복합 재해가 탄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의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60만대를 넘었으며, 서울시는 2024년 말까지 1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침수 위험이 큰 도시에서 전기차가 과연 안전할까?

전기차, 침수로부터 안전할까

전기차에는 400V 이상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감전 위험이 우려되지만, 전기차 제조사들은 다양한 방수 기술을 적용해 이를 보완하고 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준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팩은 IP67 방진·방수 등급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아 일정 조건에서 물에 잠긴 상태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침수 상태에서는 높은 수압으로 인해 방수 처리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장시간 물에 노출될 경우 전자 장비가 손상되거나 부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해수 침수로 주차된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전기차 화재 대응 민관합동소방훈련 /사진제공=경기도

극한호우 시대 전기차 관리 방법은

전기차 화재사고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EV Phobia)’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가 침수되면 감전 위험이 크다는 인식이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는 철저한 방수 설계를 거치며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검증받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가 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손상 및 부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침수 위험이 있는 경우 최대한 고지대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차량 바퀴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면 시동을 끄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면 소방서나 제조사의 서비스 센터에 연락해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의 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면적 확대가 맞물려 도시침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포비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기차의 방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전기차 소유주들에게 정확한 안전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으로서 전기차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rlarudgns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