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톡톡] 자원 낭비 줄일 충전단자 C형 통일
USB-C 의무화로 소비자 편의성 증대, 환경 보호, 국제 표준화 효과 기대
[환경일보] 2025년부터 달라지는 환경 제도 중 하나는 C타입 커넥터 장착 의무화이다. 기존엔 C타입과 8핀 등 다양한 커넥터를 섞어 사용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2월 14일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 휴대용 스피커, 노트북 등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방송통신기자재 13종에 대해 USB C형 리셉터클 커넥터 장착이 의무화됐다. 이번 규제 변경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함과 동시에 폐기물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일되지 않은 규격 충전기를 사용해 왔기에 소비자는 더 많은 충전기를 구매 및 폐기해야 했다. USB-C 타입은 물론 A타입과 마이크로 5핀 등 각기 다른 접속 단자를 구비하고 교체할 때마다 충전기와 케이블까지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당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다량의 전자 폐기물이다.
전자 폐기물은 사용이 끝난 전자 기기들이 버려지면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 수은,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유해 물질은 토양과 지하수에 스며들어 오염을 일으킬뿐더러 다이옥신 같은 일부 발암물질은 인류의 건강 문제까지 위협하기도 한다. 전기, 전자 폐기물은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5400만톤 발생했으며, 2030년에는 20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자 제품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만 톤의 전자 폐기물이 발생했지만 제대로 재활용되는 경우는 20% 정도로 나머지는 비공식적 방법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 폐기물 해결 방안 중 한 가지는 전자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재설계하는 것이다. 제품을 설계할 때 쉽게 분해할 수 있고 재활용이 쉬운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C타입 일원화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방향성이다.
충전 단자 규격을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교적 옛날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유럽 의회의 내부 시장 및 소비자 보호 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서 마침내 전 세계적으로 기술 표준화가 시작된다. EU는 USB-C 충전 입력 통일 법안은 전자기기 관련 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1년에 2억5000만 유로를 아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동시에 EU는 무선 충전 기술 발전도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선 ‘방송통신기자재 충전 및 데이터 전송방식 기술기준 고시’ 제정에 따라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하거나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송통신 기자재의 충전 규격을 USB-C로 일원화해야 한다. 국내 유통을 위해서는 반드시 받아야 하는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 평가에서 국립전파연구원의 충전 규격 통일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제조사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부는 올해 2월 14일부터 생산되는 제품을 대상으로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단, 크기가 지나치게 작은 스마트워치와 헬스트래커, 스포츠 전자장비 등은 예외로 두고, 노트북은 기술적 요인 등을 고려해 시행일을 2026년 4월 1일로 미뤘다. 이번 USB-C 의무화로 소비자 편의성 증대, 환경 보호, 경제적 부담 감소, 기술적 장점, 그리고 국제 표준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C타입이 규격화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C타입 충전단자는 기존의 다른 충전 방식에 비해 여러 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우선 대칭형 디자인 덕분에 양면 모두 동일하게 구성돼 있어, 사용자가 방향에 상관없이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뛰어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우수하다.
또한 데이터 통신과 충전만이 가능했던 마이크로 5핀을 넘어서 오디오 신호를 전달하거나 화면 출력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고속 데이터 전송과 전력 공급 능력, 높은 호환성 등은 노트북 사용자들에게 중요한 장점으로 작용하며 이는 노트북도 C타입 의무화 장치에 포함된 이유 중 하나이다. 낮은 내구도와 방향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C타입이 가장 이상적인 단자 형태로 자리 잡게 한 핵심 요소이다.
이번 변화는 소비자와 산업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의 표준화로 새로운 기기를 구매할 때도 충전 호환성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 환경 조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또한, 동시에 줄어든 전자 폐기물 감소로 인한 환경보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앞으로 국가 차원에서 제도를 변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디지털 사회에서 개선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 폐기물 문제를 비롯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적극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한 지금이다. 순간순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이에 대응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승현 dodoanne5574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