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 두송반도, 너 누구야?

수천만 년 역사 품은 지질학적 보고

2025-08-08     김나영 학생기자

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나영 학생기자 = 부산의 자연 속에 자리 잡은 두송반도는 언뜻 보면 그저 바위와 숲으로 이루어진 흔한 지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지질 환경을 넘어, 수천만 년의 역사를 품은 지질학적 보고이자, 놀라운 생명력을 품고 있는 특별한 생물다양성의 거점이다. 독특한 이름을 지닌 두송반도는 과연 어떤 곳일까?

지구의 시간을 품은 ‘살아있는 지질 교과서’

두송반도는 백악기 말, 한반도 남동부에서 일어났던 격렬한 지각 활동이 만들어낸 다대포 분지 안에 위치힌다. 이곳에서는 역암, 사암, 이암, 캘크리트 복합층 등 다양한 종류의 퇴적암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이는 과거에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나무화석 /사진=김나영 학생기자
두송반도 /사진=김나영 학생기자

지질학자들은 이곳에서 공룡알 화석, 나무 화석, 그리고 고대 생물들의 발자국이나 배설물 흔적을 나타내는 생흔 화석과 같은 고생물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한다. 이처럼 두송반도는 지구의 오랜 역사와 육상 환경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지질 교과서’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지질학적 연구를 통해 과거 지구의 환경 변화와 생물 진화의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이는 오늘날 생물다양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바위틈 빗물이 빚어낸 독특한 생명의 연못

두송반도는 험준하고 바위가 많은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바위들 사이에는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이 고이는 작은 웅덩이들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이 웅덩이들은 물의 깊이, 온도, 주변 식물들의 영향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생태계를 이루는 생명의 연못이 된다. 크고 작은 바위틈 사이로 스며들어 고인 빗물은 바위의 영양분을 녹여내고, 낙엽과 먼지들이 모여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다. 이 웅덩이들은 육지 환경 속에 존재하는 귀한 수자원으로서, 건기에는 작아지거나 말라버리기도 하지만, 비가 오면 다시 채워져 생명의 순환을 반복한다.

빗물 웅덩이는 외부와 단절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놀라운 생명 활동이 펼쳐진다. 이는 미생물부터 곤충의 유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된다.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생명체 중 하나는 모기 유충이다. 이들은 물속 유기물을 분해하며 생태계의 물질 순환에 기여한다. 하루살이 유충 등 다양한 수서 곤충의 유충들도 웅덩이 속 작은 먹이사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의 산란으로 인해 올챙이들이 성장하는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 밖에도 건조하고 척박한 바위틈에서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는 이끼류는 물론, 갯벌레와 돈나무, 각종 조류 등 다양한 생물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두송반도/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이처럼 두송반도의 생물다양성은 바위틈에 고인 빗물이라는 작은 공간에서부터 시작하여, 숲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생명체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살아가는 모습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보전의 가치

두송반도는 부산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핵심 지질명소 중 하나이다. 이는 이곳이 지질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풍부한 생물다양성 또한 함께 보전하고 교육하며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임을 의미한다. 이곳은 지구의 역사를 배우고, 다양한 생명체의 소중함을 깨닫는 살아있는 학습장이 될 것이다.

한편 부산광역시는 두송반도 해설탐방 및 환경정비 자원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송반도를 방문하여 그 의미를 다시금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