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친환경 꿀팁㉖] 따뜻한 겨울나며 지구를 살리는 법

탄소는 줄이고, 온기는 지키는 ‘겨울철 친환경 생활의 기술’
미생물 제설제부터 업사이클 난방템, 색다른 친환경 실천
에너지 순환·재사용·공유로 따뜻함을 오래 지키는 기술
작은 습관의 변화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겨울의 시작

2025-11-11     김인성 기자
‘따뜻함’과 ‘환경보호’는 더 이상 양립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다. 최근에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겨울철에도 환경을 지키는 다양한 생활 실천법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다시 돌아오는 시기가 다가왔다. 겨울철은 에너지 사용량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계절이다. 난방기기, 온수, 조명 등 일상 곳곳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하지만 ‘따뜻함’과 ‘환경보호’는 더 이상 양립 불가능한 가치가 아니다. 최근에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겨울철에도 환경을 지키는 다양한 생활 실천법이 주목받고 있다.

난방 온도 1℃ 낮추면 가구당 연간 231kg CO₂ 감소

정부 기관 및 에너지 관련 연구소의 공식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가정 내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난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수준이며, 온수 사용량을 포함하면 70%에 육박한다. 환경부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공단 등의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공단 등의 자료에 따르면, 난방 온도를 1℃ 낮출 경우 가구당 연간 약 231kg의 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온도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열 보존형 난방 습관’이 함께 필요하다.

- 창문 틈새 막기: 실내 열손실의 30%가 창문과 문틈을 통해 빠져나간다. 실리콘 패드나 문풍지 외에도, 재활용 포장비닐을 덧대면 추가 보온 효과가 있다.

- 카펫·러그 활용: 바닥에서의 냉기 전달을 차단하면 체감온도를 약 2℃ 높일 수 있다. 오래된 담요나 폐기직전 의류를 재봉해 카펫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 러그’가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커튼 이중화: 창가에 두꺼운 암막커튼을 설치하면 난방 손실을 25% 줄일 수 있다.

서울대 환경시스템공학부 연구진은 “실내 구조를 고려한 단열 관리가 전기장판이나 보일러 사용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적”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의 첫걸음은 생활 구조의 최적화”라는 발표를 공개한 바 있다.

난방보다 ‘순환열’ 활용이 답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순환열 난방’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가정용 환기장치에 열교환 시스템을 장착하면, 외부 찬 공기를 들이면서도 실내의 따뜻한 공기를 활용해 온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지열 난방’ 실증사업도 진행 중이다. 땅속 일정 온도의 열을 활용해 난방비를 30% 절감하고, 탄소 배출을 40%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생물 제설제, 겨울의 새로운 녹색 기술

겨울철 도심의 눈길에는 환경오염 및 시설물 부식 문제가 있는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가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제설제는 바실러스균 등 자연 유래 미생물이 발효 과정에서 생성하는 유기산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 방식을 활용한다. 덕분에 기존 염화칼슘 제설제와 달리 도로 부식이나 하천 오염이 거의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서울을 포함한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러한 미생물 제설제를 도입하여 사용 중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통해 기존 염화칼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는 제설 효과가 오래 지속돼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동식물 피해가 없어 농촌지역 도로에도 특히 적합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겨울철 빨래는 에너지 낭비의 주범 중 하나다. 온수 세탁은 전력소비가 많지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에코 핫팩 세탁법’은 색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세탁기보다 ‘에코 핫팩 세탁’

겨울철 빨래는 에너지 낭비의 주범 중 하나다.

온수 세탁은 전력소비가 많지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에코 핫팩 세탁법’은 색다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방법은 다 쓴 천연 성분 핫팩(철분·활성탄 포함)을 물에 풀어 약한 온기로 세탁수를 데우는 원리다. 인공 가열 없이 미세한 발열 반응으로 세탁수를 미지근하게 만들어, 온수 사용량을 50%가량 절약할 수 있다.

‘겨울형 음식물 절약’··· 냉장고보다 베란다가 더 친환경

겨울철에는 낮은 외부 기온을 활용해 식재료를 자연 냉장하는 지혜로운 방법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다.

냉장고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체 가전 전력 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이다.

겨울에는 베란다, 현관 등 외부와 맞닿아 온도가 낮은 공간에 보온 상자를 두고 감자, 무, 배추, 김장김치 등 추위에 강하거나 쉽게 부패하지 않는 식품을 보관할 수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냉장고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불필요한 냉장고 사용 횟수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식재료를 ‘선입선출(先入先出)’ 원칙에 따라 관리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20~30%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환경 보호 노력을 장려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스마트폰 앱 등으로 자동 계량하고, 감량한 만큼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탄소중립 리워드 제도’를 시범 운영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겨울철 친환경 소비 트렌드, ‘오래 쓰기’와 ‘함께 쓰기’

겨울철 소비의 핵심은 ‘따뜻함’보다 ‘유지’다.

서울 성동구의 공유의류 플랫폼 ‘리워드클로젯’은 중고 패딩과 코트를 시민에게 무료 대여하고, 세탁·보수 후 다시 순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올겨울 약 5톤의 폐의류가 매립 대신 재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SNS를 통해 확산 중인 ‘제로웨이스트 난방템 챌린지’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양말난로, 페트병 가습기, 커피찌꺼기 탈취제를 공유하며 ‘따뜻하고 똑똑한 겨울나기’를 실천하고 있다.

겨울철 현명한 소비의 핵심은 단순히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따뜻함’을 넘어, 이미 가진 자원을 오래 ‘유지’하고 ‘순환’시키는 데 있다. /사진=환경일보DB

“겨울의 친환경은 생존의 문제”

겨울철 현명한 소비의 핵심은 단순히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따뜻함’을 넘어, 이미 가진 자원을 오래 ‘유지’하고 ‘순환’시키는 데 있다.

이러한 가치 소비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 의류 공유 및 순환: 서울 성동구는 공유의류 플랫폼 ‘리워드클로젯’을 운영하며, 상태 좋은 중고 패딩과 코트를 시민에게 무료로 대여하고 세탁 및 보수 과정을 거쳐 다시 필요한 사람에게 순환시키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올겨울에만 약 5톤의 폐의류가 매립되지 않고 재사용될 예정이다.

- 친환경 생활 아이템 공유: SNS를 통해서는 ‘제로웨이스트 난방템 챌린지’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시민들은 이 캠페인에 참여하여 직접 만든 양말 난로, 페트병 가습기, 커피 찌꺼기 탈취제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절약 아이템을 공유하며 ‘따뜻하고 똑똑한 겨울나기’를 실천하고 있다.

작은 실천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겨울’

겨울철 친환경 생활은 특별한 장비나 거창한 투자보다, ‘습관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전문가들은 “실내온도 조절, 음식물 절약, 의류 재사용, 친환경 제설제 사용 등 일상의 모든 행동이 결국 지구의 체온을 조절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따뜻하지만 부담 없는 겨울, 지구도 함께 숨 쉴 수 있는 계절. 이제는 ‘편리함보다 지속가능함’을 선택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