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속 목재, 과학으로 그 가치를 밝히다
국립산림과학원, ‘이목저목 목재문화유산’ 간행물 발간
[환경일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우리 문화유산에 담긴 목재의 숨겨진 가치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간행물 ‘이목저목 목재문화유산’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행물은 궁궐과 사찰 등 전통 건축물뿐 아니라 생활 목가구, 악기, 공예품 등 다양한 문화유산에 사용된 목재의 물리적 특성과 기능, 그리고 탄소 저장 기능을 과학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목재문화유산’의 새로운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경복궁과 진남관 등의 기둥에는 곧은 결을 지닌 소나무가 사용되었고, 부석사 무량수전 기둥에는 강도가 우수한 느티나무가 쓰인 것처럼 주요 건축물은 목재의 특성과 기능을 반영해 지어졌다. 또한 거문고에 오동나무가 사용된 이유는 그 목재가 넓은 세포 내강과 높은 공극률로 인해 뛰어난 공명성을 지니기 때문으로, 이는 선조들의 목재 활용 지혜를 과학적으로 해석한 대표 사례다.
특히 이번 간행물은 목재문화유산이 단순한 역사적 가치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저장고로서의 환경적 가치도 지니고 있음을 정량적으로 제시해 주목된다. 예컨대 국보 제1호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 목재량 약 503.03㎥는 약 415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목재문화유산은 건축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탄소를 저장하는 ‘살아있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며, 지속가능한 목재 이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실질적 근거가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이번 간행물을 통해 목재문화유산이 지닌 환경적·문화적 가치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목재가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미래 세대에도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해당 간행물은 국립산림과학원 도서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양지윤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산업연구과 연구사는 “목재문화유산은 선조들의 생활과 기술이 응축된 과학적 기록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식 자원”이라며 “이번 간행물 발간을 계기로 목재의 문화적 가치와 과학 기반 활용 체계를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