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항일 바위글씨 등 5곳 ‘중요문화자원’ 첫 지정

국립공원 숨은 역사·문화 알리는 새 제도
자연·문화 결합한 대표 자원으로 활용

2025-11-17     김인성 기자
지리산 천왕봉 항일 바위글씨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국립공원 속 역사·문화 자원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국립공원 중요문화자원’ 제도를 도입하고, 첫 선정 결과로 5곳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중요문화자원은 ▷지리산 천왕봉 항일 바위글씨 ▷지리산 동편제 득음명소 용호구곡 ▷설악산 구 희운각대피소 ▷태백산 사길령 산령각·보부상 계문서 일괄 ▷한려해상 지심도 일제강점기 군사유적 등이다.

지리산 천왕봉의 ‘항일 바위글씨’는 1927년 묵희 선생의 글(392자)을 권륜 선생이 새긴 것으로, 일제에 대한 울분과 저항의 뜻을 담고 있다. 남원 구룡계곡의 ‘용호구곡’은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이름 붙인 아홉 경승지가 있으며, 동편제 명창들의 득음 수련지로도 유명하다.

설악산 ‘구 희운각대피소’는 1969년 민간에서 최초로 건립한 설악산 대피소로, 그해 히말라야 원정훈련 눈사태로 숨진 열 명의 사고를 계기로 세워졌다. 건립 시기와 관련 기록이 남아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

태백산 사길령의 ‘산령각과 보부상 계문서’는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매년 음력 4월 15일 제를 지내며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던 장소다. 제수 비용 마련을 위해 조직한 ‘계’와 계원 명단 등이 기록된 문서가 함께 남아 있다.

한려해상 지심도의 군사유적은 1936년부터 일제가 요새화한 시설로, 포진지·탄약고·막사 등 20여점의 유적이 잘 보존돼 있다. 당시 군인 숙소였던 건물 일부는 현재 민박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중요문화자원은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국립공원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자원”이라며 “탐방객을 위한 서사 콘텐츠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