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한반도 희귀식물 '정향풀' 대량증식 기술 개발

수용성 식물호르몬 처리로 발근율 93.3% 달성

2025-11-18     박준영 기자
국립수목원이 정향풀의 대량번식을 위한 고효율 삽목 기술을 개발해 보전과 복원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밝혔다. /사진제공=국립수목원

[환경일보]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한반도 희귀식물인 정향풀(Amsonia elliptica)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삽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수목원의 자생식물 대량증식 기술개발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국립경국대학교와 협력해 수행됐다.

개발된 기술은 삽목 재료를 심기 전에 수용성 옥신(식물 성장 호르몬) 용액에 짧게 담가 전처리한 후 심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발근율은 93.3%에 이르렀고, 삽수 한 개에서 평균 17개의 뿌리가 형성돼 묘목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 재료가 쉽게 구할 수 있고 절차도 간단해 현장 적용성이 높은 점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정향풀은 우리나라 서남해 섬 지역과 동해안 일부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희귀식물로, 개체군이 흩어져 있고 개체 수가 적어 보호가 시급한 종이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기술이 수목원과 식물원의 현지외 보전은 물론 자생지 복원 연구에 필요한 건강한 묘목 생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Rhizosphere’ 2025년 12월호에 게재됐다.

국립수목원 임영석 원장은 “정향풀은 우리 식물다양성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누구나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묘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지자체와 민간과의 협력을 확대해 자생지 복원과 보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공동연구기관인 국립경국대학교 스마트원예과학과 이승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자생 희귀식물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 영양번식 기술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립수목원과 협력해 유용 식물자원의 보존과 대량증식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