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 지역서 미기록 곤충 45종 확인

절반 이상 열대·아열대성, 기후변화 지표로 주목

2025-11-19     김인성 기자
거제도에서 발견된 푸른줄까마귀왕나비 /사진제공=기후부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관장 박진영)은 ‘섬·연안 생물자원 조사·발굴 연구’를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섬 지역에서 미기록 곤충 45종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 분석 결과, 이 중 55.5%인 25종이 열대·아열대성 곤충이며 나머지 20종은 온대·냉대성 곤충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확인된 열대·아열대성 곤충들은 일본 오키나와, 인도 등 적도와 가까운 저위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들이다. 제주도에서는 ‘닮은모래가는납작벌레’를 포함한 6종, 거제도에서는 ‘푸른줄까마귀왕나비’ 등 5종이 발견되는 등 우리나라 남부 섬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가 확인됐다.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뚜렷한 온대 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저위도에서 서식하는 종들이 새롭게 발견되는 현상은 기후변화를 가늠하는 환경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섬은 외래 생물이 최초로 유입되는 주요 관문이자 내륙 확산의 중간 지점이어서 생물상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가거도, 흑산도 등 원거리 섬은 물론 제주도와 울릉도 등 주요 섬 지역에서 곤충, 어류, 지의류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생물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다양성 변화를 조사 중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미기록 곤충 중 남방가는나방 등 18종을 국가생물종목록에 이미 등재했으며, 나머지 종도 학술논문 발표 후 순차적으로 등재할 계획이다.

노승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동물자원연구부장은 “섬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미기록 곤충 가운데 상당수가 열대 또는 아열대성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인 만큼, 앞으로도 섬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변화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