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 생산·가공·처리 전과정 탄소 저감···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추진
aT 유통 구조 개선··· 온라인 시장 개척, 동북아 식량·식품 수출 거점 구축
농수산물 부가가치 높이는 푸드테크부 신설, K-푸드 브랜드 경쟁력 강화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21년 4월부터 '탄소중립을 위한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추진해왔다. /사진=이다빈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21년 4월부터 '탄소중립을 위한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추진해 왔다. /사진=이다빈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하 공사) 사장 인터뷰 기획은 2021년 5월 시작됐다. 그의 ‘탄소중립을 위한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행보는 취임 직후인 4월부터 시작됐다. 그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국내 500개 기관, 24개 해외 국가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처음 목적대로 일관성 있게 업무를 추진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 실적은 취임 전 100억 달러에서 지난해 120억 달러로 늘었다.

“해 온 일보다 할 일이 아직 훨씬 더 많다”는 김춘진 사장은 최근 농수산식품 유통구조 개선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올해 11월쯤 개장할 예정이다.

“식사를 하면서 지구를 걱정한다면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김춘진 사장을 서초구 aT센터 집무실에서 만나 임기 성과와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식사하며 지구를 걱정해야 탄소 줄일 수 있어”

Q.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1℃ 이상 상승했다. 심각한 가뭄과 지역별 강수 편차가 커지고 있고, 이는 먹거리 생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취임 직후부터 시행 중인 ‘탄소중립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을 소개한다면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서는 푸드 시스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사는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 먹거리 ‘생산-유통-가공-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50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에 공사는 ESG경영 일환이자 농수산식품 분야 탄소중립 실천 방안의 하나로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저탄소 식생활 ‘그린푸드 데이’는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축산물‘과 탄소배출을 줄이는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하고 가공 처리 시 버려지는 농수산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잔반 없는 식사를 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글로벌 식생활 개선 캠페인이다.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그린푸드 데이' 행사를 진행 중인 김춘진 사장(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그린푸드 데이' 행사를 진행 중인 김춘진 사장(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1년 7월부터 공사는 전국 34개 행정·교육 광역자치단체 및 협회·단체·해외업체 등 국내외 24개국 500여개 기관과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먹거리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그린푸드 데이 선포 1주년을 맞아 저탄소 식생활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으며, 지난 11월 농촌진흥청 및 인도의 대표적인 한상기업 KOTEC, 12월에는 종합식품회사인 대상(주), 전 세계 한인 대표 (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와 (재)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과 MOU(2023.3.)를 체결했다.

미국 도시 중에는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시, 풀무원과 함께 업무협약(2023.3.)을 체결했다. 중남미 지역에는 중남미한국식품연합회와 MOU를 맺었으며, UAE 국제인증기관 걸프틱, UAE 대형 슈퍼마켓 체인 초이디람과도 MOU(2023.3.14)를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지구촌 모두가 동참하는 캠페인으로 발전시켜 전 세계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겠다. 더 나아가 KIST와 먹거리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인공지능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지수로 개발해 데이터 기반 글로벌 먹거리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해 나가겠다.

그린푸드 데이처럼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탄소중립 실천 역할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K-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이는 K-푸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김춘진 사장은 “탄소저장소인 토양을 지켜내지 못하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돼 기후위기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춘진 사장은 “탄소저장소인 토양을 지켜내지 못하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돼 기후위기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Q. 기후위기 시대 흙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다. 2013년 흙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도 대표 발의했는데, 농업의 근간인 흙과 환경의 연계성이 중요해 보인다

흙은 생명의 원천이며 인류 생존의 필수 요소다. 이러한 흙의 소중함과 보존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 흙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법정기념일인 흙의 날은 3월11일로 2015년 처음 지정됐다. 

흙은 기후위기에도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발생시키는 화학비료의 무분별한 사용과 자동차 매연 등으로 토양이 산성화돼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없어 인류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 FAO가 발간한 세계 식량농업을 위한 토지 및 수원지 상황에 의하면 이미 지구상의 토양 33%가 훼손돼 유기물이 손실된 상태이다. 대기 중의 탄소량보다 2~3배 더 저장할 수 있는 탄소저장소인 토양을 지켜내지 못하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돼 기후위기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Q. 농업기관 최초로 푸드테크 전담부서를 신설한 배경과 역할은 무엇인가

올해 1월 농수산식품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의 핵심정책인 푸드테크 산업 육성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사 내 푸드데크 신설 조직 개편을 완료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융복합 되며 식품의 제조·생산·가공·유통·소비 전 분야에 걸쳐 푸드데크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용어로 식품산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한 첨단 식품 기술을 뜻한다. 주요 분야로 식물성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 공정자동화 등이 있다. 2020년 기준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약 5542억 달러로 2017~2020년 연평균 약 38%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푸드테크 시장은 약 6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푸드 산업을 선도할 혁신기업 육성, 푸드테크 산업 저변 확대 등 정부의 푸드데크 육성 정책과 발맞춘 기능을 수행해 우리 농수산식품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성장산업인 푸드테크 육성과 발전을 통해 친환경적인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대응 농수산식품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 현황(2023년 4월 기준) /자료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 농수산식품 수출 현황(2023년 4월 기준) /자료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량·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 조성

Q.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나 견해를 밝힌다면

‘식량은 무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21년 기준 20.9%로 매우 낮다. 캐나다 192%, 미국 120%, 중국 91%, 일본은 27%로, 한국의 식량안보 지수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입의존도는 높아 식량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국가별 식량안보 수준을 비교하는 세계 식량안보지수(GFSI, Global Food Security Index)는 113개 국가 중 39위(2022년)로 매년 순위가 추락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수급 안정 전문기관인 공사는 국가차원에서 안정적인 식량확보와 이를 상시 비축·관리하는 식량·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를 조성하고자 한다. 식량 콤비나트는 곡물 수송 대형 벌크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 선박에서 직접 하역할 수 있는 대형 보관시설과 제분·착유 등의 식품 가공공장을 배후부지에 동시에 갖춘 집약적 시설이다. 이는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공적 시설이다. 식품가공 산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농수산식품 생산 및 수출 확대로 우리나라가 동북아 식량 허브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9월 식량 콤비나트를 운영하는 일본 젠노(전농) 카시마점과 쿠라시키점의 물류·저장 시설 및 가공 공장 등 주요 제반 시설을 살폈다. 올해 3월에는 중남미 최대항구인 브라질 상파울루주 산토스항의 곡물터미널을 방문해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통해 콤비나트 내 항구부터 사료 및 제유 공장까지 곡물을 공급하는 방식과 운영 노하우, 공공비축과 식량안보를 연계해 강화하는 방안을 벤치마킹했다.

국내에 조성되는 종합 가공 콤비나트는 일본, 중국, 아세안 등 주변국에 식량과 가공식품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식품 수출 허브로 농수산식품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스타품목 육성, 온라인 시장개척으로 농수산식품 수출 총력

Q. 올해 2월 출범한 ‘K-푸드 수출확대 추진단’ 업무와 비전은 무엇인가

K-푸드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올해 2월 ‘K-푸드 수출확대 추진단’을 출범하고 단장을 맡았다. 구체적으로 추진단은 ▷스타품목 육성 강화(신품종 육성, 저온유통 지원 확대 및 프리미엄 포장재 개선으로 아세안 등 프리미엄 시장 진출 확대) ▷물류기반 구축(프리미엄 일본산 시장 점유를 위한 품위기준, 포장재 개선, 샤인머스캣 대체 신품종 유통 및 저온유통 물류 개선, 공항·항만 부근 해외 공동물류센터 활용으로 콜드체인 확충) ▷온라인 시장개척(온라인 유통채널 진출 및 한국식품관 확대, 기업역량별 맞춤형 컨설팅)을 중점 추진해 농수산식품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저탄소 식생활 운동을 실천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저탄소 식생활 운동을 실천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해 온 일보다 아직 할 일이 더 많아“

김 사장은 인터뷰가 끝나자 옆 사무실로 찾아가 손님을 맞았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14일까지다. 조목조목 숫자를 들어 업무 성과와 추진 계획을 밝히는 그의 2년 뒤 인터뷰 기획이 집무실을 나오는 순간 시작됐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탄소 식생활 운동을 실천해 ‘Net Zero(넷제로)’ 캠페인을 성공시켜야 한다.

INFO! 세계 김치의 날

 

3월13일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아우렐리오 노무라 시의원을 만나 ‘김치의 날’을 추진한 김춘진 사장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3월13일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아우렐리오 노무라 시의원을 만나 ‘김치의 날’을 추진한 김춘진 사장  /사진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한민국 대표 음식인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위해 11월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는 법정기념일인 ‘김치의 날’ 전 세계에 확산에 힘써 왔다. 특히 미국 내 김치의 관심과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소비가 증가하고, 각 주의 ‘김치의 날’ 제정도 이어지고 있다. 2021년 8월 미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 ‘김치의 날’을 선포했다. 지난해 처음 발의됐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된 미 연방 차원의 김치의 날 제정안은 올해 4월 한국계 영 김 하원의원 주도로 재발의 됐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런던 킹스턴구,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도 ‘김치의 날’ 제정 추진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