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상 변호사 “단점 보완하고 장점 극대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필요”

환경일보와 법무법인(유) 지평 그리고 (사)두루는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발전, 자원순환 등 환경 분야 제반 이슈에 관한 법‧정책적 대응과 환경 목표 구현을 위해 ‘지평‧두루의 환경이야기’ 연재를 시작한다. 변호사로 구성된 필진은 환경에 관한 법률을 좀 더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분쟁사례, 판례, 법·정책 등 다양한 이슈를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편집자 주>

한재상 변호사 jshan@jipyong.com
한재상 변호사 jshan@jipyong.com

[환경일보] GIIN(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록펠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2009년 설립된 세계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에 따르면,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 또는 사회적 영향 투자(Social Impact Investment)란 ‘재정적인 보상과 함께 긍정적이고 측정 가능한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영향을 그 목적으로 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임팩트 투자는 유연한 개념으로 환경·에너지·물·위생·건강·주거·교육·농업·소액금융(Microfinance)·ICT 등에 대한 투자를 모두 임팩트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린 테크 벤처 자본가, 소액금융 투자자 그리고 낮은 차임으로 주거를 임대하는 임대인 등이 모두 임팩트 투자자에 포섭될 수 있다.

현재 세계에는 빈곤, 불평등, 양극화, 환경파괴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각국 정부가 가진 자원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민간자본을 활용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필요가 있고, 그 수단 중 하나가 임팩트 투자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실업자나 저소득층에 대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 무하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이 대표적인 예이다. 무하마드 유누스와 그라민은행은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별로 임팩트 투자의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 임팩트 투자 중 24%가 양질의 일자리 및 경제성장에, 16%가 기후행동에, 11%가 지속가능한 도시 및 공동체에, 7%가 건강 및 웰빙에, 4%가 적정한 청정에너지에 관한 것이다.

임팩트 투자 산업은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두 배로 성장했는데, 현재 그 자산 규모는 대략 2280억 달러(255조7020억원)에 달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 투자자들이 이러한 임팩트 투자 산업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는 지속 가능한 투자에 매우 큰 관심이 있고, 그중 85%는 임팩트 투자에 큰 관심이 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9. 7. 5.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박람회에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파급 효과(임팩트)를 보고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22년까지 임팩트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임팩트 보증 제도도 15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임팩트 투자는 민간자본을 활용한 사회적·환경적 문제의 해결이라는 바람직한 목표를 갖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절한 수단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임팩트 투자는 그 효과 면에서 다분히 공적(公的)인 기능을 수행함에도, 주로 사모(私募)펀드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결과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이로 인해 ▷사회적 편익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부정적 외부효과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불투명성으로 인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이 지적되는 문제점 중 하나이다.

외견상 청정에너지에 대한 임팩트 투자로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오히려 주변 환경을 파괴할 수가 있는데, Buchanan Renewable 사례가 대표적인 예이다. Buchanan Renewable이라는 기업은 고무나무를 바이오매스 칩으로 바꿔 라이베리아의 수도인 몬로비아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사업을 수행하던 중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중단했고, 그 결과 남겨진 바이오매스 칩이 주변의 물을 오염시켰으며, 삼림 벌채를 촉진했다(고무나무의 부족으로 지역 숯 생산자들이 주변 삼림을 벌채하기 시작함). 이로 인해 근로자들이 큰 피해를 보았으며, 근로자들이 주변 지역 여성들에 성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러한 임팩트 투자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국제금융공사(IFC)가 2019년 봄에 임팩트 투자의 운영에 관한 일반적인 원칙(▷투자 전략과 일치하는 전략적 임팩트 목표 정의 ▷포트폴리오 기반 전략적 임팩트 관리 ▷임팩트 성과에 대한 운용사의 기여도 규명 ▷시스템적인 접근 기반·개별 투자의 기대 임팩트 평가 ▷개별 투자의 잠재적 부정적 영향을 평가·보고·모니터링·관리 ▷기대 및 결과에 대응해 임팩트 성과에 대한 개별 투자 프로세스 모니터링 ▷지속된 임팩트 효과를 고려해 투자 회수 진행 ▷임팩트의 성과와 교훈에 기반을 둔 리뷰·기록·결정 프로세스 개선 ▷원칙과 임팩트 투자 시스템의 정렬을 공시·정기적으로 정렬 범위의 독립적 검증을 제공)을 정한 것이 그 예이다.

우리나라에도 소풍, 쿨리지코너, 미스크 등과 같은 임팩트 투자 회사들이 존재하지만, 그 시장 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현재로서는 임팩트 투자의 문제점들을 파악·분석하고 해결하는 것보다는, 임팩트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다만 다른 제도들이 그러하듯이 임팩트 투자도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으므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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