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과정평가학회-한국환경경영학회 ‘2021 공동학술발표회’ 개최
국제 환경 이슈 증가··· 사회‧경제 분야별 LCA 적용·연구 확대 필요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사)한국전과정평가학회(회장 황용우)와 (사)한국환경경영학회(회장 강홍윤)가 ‘탄소중립과 LCA(Life Cycle Assessment, 전과정평가)’를 주제로 공동주최 한 학술발표회가 서울 양재 aT 센터 미래로룸에서 10일 열렸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2018년 대비 40%로 상향되고, 2050 탄소중립, 탄소국경세(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LCA의 중요도가 더욱 강조됨에 따라 탄소중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두 학회가 연구방향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강홍윤 (사)한국환경경영학회장
강홍윤 (사)한국환경경영학회장

LCA는 제품의 제조 및 가공, 유통과 재활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친 환경영향평가 방법이다. 단계별 환경 오염의 원인과 정도를 파악해 전략적 개선을 할 수 있어 1990년대부터 개발 및 보급 사업이 추진돼 왔다. 

유튜브로 생중계 된 특별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강홍윤 한국환경경영학회 회장은 기조 발제에서 “탄소중립, 순환경제, ESG 등의 글로벌 이슈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LCA는 탄소발자국, 탄소국경세, PEF(제품환경발자국: EU 환경인증제도)에 실질적으로 이용되는 산정방법으로 수출업체들이 최근 LCA와 관련해 바이어들의 다양한 요구를 받고 있어 이에 대한 효율적 대응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용우 (사)한국전과정평가학회장(인하대 교수) /사진=온라인 캡처
황용우 (사)한국전과정평가학회장(인하대 교수) /사진=온라인 캡처

첫 번째 발제에 나선 황용우 인하대학교 교수는 ‘탄소중립이 LCA 없이 실현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황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회·환경적 이슈로는 SDG(2015년 전 세계 리더들이 2030년까지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 대처 등의 글로벌 목표), 순환경제 등이 있지만 탄소국경세, RE100, ESG는 LCA 없이 존재할 수 없는 주제로, 더 나아가 LCA의 ‘Scope 3’에 모두 포함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탄소배출은 그 성격과 측정 범위에 따라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을 의미하는 Scope 1,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인 Scope 2,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 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배출을 의미하는 Scope 3로 구분한다.

황 교수는 “최근 6개월 사이 국가 간 이해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던 탄소 관련 이벤트라면 COP26, Fit for 55, 우리나라의 Net Zero 2050이 있으며 이들은 Scope 1에 대부분 기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전력 생산의 60~70%를 신재생에너지로 감당하고, 철강부문을 수소 환원 제철로 전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Net Zero 2050에 적용했을 때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황 교수는 지적했다.

즉 국내 산업 Scope 1·2·3의 탄소 배출량을 봤을 때 수출입 대외의존도가 60~70%에 달해(일본은 30%) Scope 3를 외국에 의지하는 경향이 많은 우리나라는 이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황 교수는 “Scope 1·2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Scope 3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제품단위가 아닌 국가 단위별로 분석한 Scope 3는 많지 않아 분석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삼성 휴대폰의 LCA에 대해 전 세계인이 궁금해하는 것처럼 탄소중립 실현을 이행하는 데 있어 LCA는 발생가능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세계공통언어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숙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의 발제 /사진=온라인 캡처
권상숙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의 발제 /사진=온라인 캡처

이어 권상숙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성적인증팀 실장은 ‘환경성적표지제도(제품에 환경개선이나 환경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정보를 표지하는 것)’가 20년 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권 실장은 “환경성적표지제도가 발전해 온 지난 20년을 통틀어 올해만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정부기관과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며 “최근 환경성적표지제도의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방법이 전과정(Net) 중심관리체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과정(Net) 중심관리체계는 핸드폰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규정화되고 있다. EU는 핸드폰 제품의 원료물질 채취부터 시장 판매까지 전 과정 평가 결과를 문서화해 웹사이트에서 공개한다. 2024년 7월1일부터는 내부 저장 및 용량이 2kWh 이상인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충전식 산업용 배터리 제품은 베터리 모델명, 탄소발자국 성능 등급을 나타내는 라벨을 눈에 띄고 명확하게 읽을 수 있도록 부착해야 한다.

온실가스 관리 체계 변화 해외 동향 /사진=온라인 캡처
온실가스 관리 체계 변화 해외 동향 /사진=온라인 캡처

또한 EU는 제품 수입국 사업장의 연료, 공정, 시설정보를 등록·관리하고 해당정보를 기초해 탄소국경조정세를 산정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EU는 이 같은 PFE(제품 환경발자국)를 기업의 ‘그린’ 주장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입법화했다. EU집행위원회는 현재까지 19개의 PEFCR(제품 환경발자국 범주규칙)를 마련했다.

EU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거나 동종 제품보다 적은 제품에 저탄소제품 인증을 부여하는 저탄소제품(2단계) 인증제도를 운영하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환경성적표지로 인증된 제품은 4657개이다. 지난해에는 모두 600여 제품이 인증을 통과해 전해 400개보다 증가 수가 뚜렷해졌다.

권 실장은 “현재 7개 영역의 환경성적표지제도를 EU PEF 기준에 맞춰 7개 영역을 더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국제 탄소규제 따른 대응 전략으로 수출 규제 품목, 탄소배출량 상위 품목을 살펴 10년간의 LCI DB 구축 목표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EU 저탄소 중심 전과정(Net) 평가 주목

이상용 LG전자 책임연구원의 발제 /사진=온라인 캡처
이상용 LG전자 책임연구원의 발제 /사진=온라인 캡처

이상용 LG전자 책임연구원은 2019년 203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LG전자가 제품의 제조 및 사용단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를 넘어 긍정적 영향력을 확대할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 LG전자는 폐가전 회수 목표를 450만톤에서 800만톤으로 늘려잡고 2050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매출액 기준 친환경 인증 비율을 세계 기준인 70% 이상 달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ESG 협의체 구성과 위원회를 통해 ESG로 발생하는 위기와 기회를 파악하는 등 경영활동에 있어 ESG 측면을 광범위하게 고려하고 있다.

안윤기 포스코 상무 /사진=온라인 캡처
안윤기 포스코 상무 /사진=온라인 캡처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안윤기 포스코 상무는 “우리나라는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탄소중립이 진행 중인 유럽의 수출벽을 넘기 위해서는 바뀐 EU 경제체계의 핵심인 저탄소를 중심으로 한 전과정 평가와 거버넌스, 자본시장을 주목해야 할 것”을 주문했다.

 

김익 스마트에코 대표 /사진=온라인 캡처
김익 스마트에코 대표 /사진=온라인 캡처

김익 스마트에코 대표는 “전과정 목록(LCI) 데이터 베이스 구축작업에 있어 글로벌 데이터가 통일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2022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지만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환경산업지원법의 LCI 지원근거를 Scope 3를 포함한 전과정평가로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탄소중립과 관련된 제품규제가 심해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LCI 전문가가 없어 상생협력 차원에서 대기업이 파트너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탄소중립, 탄소국경세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LCA의 중요도가 더욱 강조됨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사진=온라인 캡처
이번 학술발표회는 탄소중립, 탄소국경세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LCA의 중요도가 더욱 강조됨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사진=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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