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및 무인보트 이용 첨단장비 활용 확대
개별 관측한 수량·수질 자동관측소 통합 추진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도시하천의 물순환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하천 수문조사 확대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선영 기자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도시하천의 물순환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하천 수문조사 확대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우리나라 강우량의 2/3는 홍수기(6월21일~9월20일)에 집중돼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가뭄이 이어진다. 도시화로 불투수 면적이 증가해 빗물이 지면에 침투되지 못하고 직강하 하천으로 빠르게 흘러가버린 탓이다. 서울시의 경우 불투수 면적이 1962년 7.8%에서 2010년 47.7%로 증가했다. 하천에 유량을 공급하는 지표하·지하수 유출은 32.1%에서 12.1%로 1962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2022년 겨울 강수량은 13.3mm(평년 대비 14.7%)로 관측 이래 가장 적어 가뭄과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산불 원인이 됐다. 2021년 8월 발표된 IPCC(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2050년 탄소중립 달성 조건)에서도 2081년~2100년 기온은 산업화 때보다 1~1.8℃ 오르는 것으로 예측됐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홍수, 가뭄의 발생빈도 및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화율이 90%(전 인구 중 90%가 도시지역 거주) 이상인 현재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재해로부터 안전한 홍수대응체계, 기후위기 시대 신하천관리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하천관리 일원화로 통합물관리 시대를 열었다. 통합물관리 체계는 빗물이 지면에 떨어지는 순간부터 하천으로 유입되는 물순환의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2017년 12월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은 바로 이 물순환 체계 전체를 조사하고 규명한다. 도심지에서도 빗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들 수 있게 만든 도시가 물순환 도시다. 물순환 선도도시 사업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으로 포장돼 빗물이 땅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도시 공간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2017년부터 환경부에서 대전, 광주, 울산, 안동, 김해에서 시행 중이다.

기술원은 환경부나 관계기관의 치수, 수질, 탄소중립 업무에 필요한 수문자료(유량, 유사량, 자동유량, 증발산량, 토양수분량) 등을 조사하고 자료를 제공한다. 전국 하천유역조사, 홍수로 인한 하천시설물과 주변 주민들의 피해 전담조사, 수문조사 기기검정, 전국 지자체별 수문조사 종사자 교육, 연구개발 사업도 담당한다.

통합물관리 시행 이후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국토부에서 용역을 주던 하상변동조사가 올해나 내년부터는 기술원의 업무가 된다.

강복규 원장은 “치수는 하천 구조의 문제로 유역 중심의 변화를 오랫동안 기록해야 더욱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며 “하상의 변동 정보 데이터를 디지털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물환경정책, 수생태보전과장, 생활하수과장을 거쳐 2020년 8월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으로 취임한 강복규 원장은 수문관리의 디지털, 자동화에 주력해 왔다. 강 원장이 강조한 디지털, 자동화는 업무효율을 높힌다는 말과 같다.

그는 “수자원 조사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이미지를 바꿔야 할 때”라며 “취임 후 수기로 작성하던 안전관리 작성표를 앱으로 바꿔 안전장비 착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안전관리실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유량조사를 위해 보트를 타거나 얕은 곳은 사람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드론이나 무인보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술원은 올해 디지털 장비 예산을 대폭 늘렸다. 이 첨단 장비로 통합물관리 시행 이후 기술원의 다양해진 업무 효율을 높이고 환경부와 각 기관들과 협의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혀갈 계획이다.

다음은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추진 사업에 대한 방향과 실행 방법에 대해 강복규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통합물관리 시행 후 물순환 체계 조사·규명

수문관리 디지털자동화로 업무효율·안전 극대화

Q. 지난해 6월 국가물관리계획이 의결됐다. 기후변화로 극한 가뭄, 홍수가 오더라도 국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예방적 투자 확대로 기반시설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이를 실행하는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의 역할이라면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은 국가의 수자원 기초자료를 생산하는 전담기관으로서 기후변화 대응 및 홍수, 가뭄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료를 생산·제공한다. 지난해 전국 289개소에 수문자료를 생산했으며, 올해는 344개소, 2029년까지 수문조사기본계획에 따라 수문자료 생산을 754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국가하천 등 대하천 위주의 수문자료 생산이었다고 하면 앞으로는 홍수 및 가뭄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지류하천의 수문자료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AI 홍수예보, 디지털 트윈 정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첨단센서와 ICT 기술이 융합된 자동 유량측정시설을 현재 67개소에서 2029년까지 123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홍수 및 가뭄 대응 관리기술 개발 등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자체 연구 및 기술개발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그 예로 드론을 이용한 홍수 측정기술, 지류지천 홍수측정 자동화 기술, 가뭄에 대한 상황을 사전 인지 및 예측할 수 있도록 인공위성 영상을 이용한 토양수분의 양 등 물순환 해석에 필요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원은 국가의 홍수피해상황조사 기관으로서 홍수피해가 발생하면 즉각 피해현황, 피해규모, 피해원인 등을 조사해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전국 단위의 홍수피해 발생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피해조사반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도플러 초음파 유속계를 활용한 보트법 측정 /사진제공=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도플러 초음파 유속계를 활용한 보트법 측정 /사진제공=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Q. 올해 1월 하천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됐다. 환경부는 올해를 하천을 중심으로 한 물관리일원화 원년으로 삼고 방재·수질, 수생태계·문화, 경관 등을 포함한 신하천관리 방안을 밝혔다. 이와 관련된 기술원의 업무를 소개한다면

통합물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분야의 중요한 부분이 수량, 수질 등의 통합관측과 관측된 자료의 활용성 확대 부분이다. 기술원은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등과 협력해 수량과 수질 통합관측체계 마련을 위해 개별 관측하던 수량, 수질 자동관측소를 2019년부터 통합이 가능한 관측소부터 통합하기 시작했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존에 설치된 자동유량관측소의 다목적 활용을 위해 유량, 수질, 수위, 유사량 등을 통합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다목적 관측소 시범운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관측소와 다목적 관측소가 확대 운영된다면 통합물관리 기반이 보다 탄탄해 질 것이다.

도시하천 물순환 회복 지원, 중소하천 수문조사 확대

Q. 도시화에 따른 건천화로 유량이 부족해진 하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기술원의 역할과 지자체와의 협력 사안이라면

도시 내 불투수 면적 증가, 하수도 시스템 건설 등에 따라 도시지역의 물순환은 왜곡돼 있다. 이러한 물순환 왜곡은 도시홍수 증가와 도시하천 건천화를 심화시켰다. 이는 도시하천의 수질악화, 생태계의 훼손으로 이어져 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생활을 저해하는 원인이 됐다. 전국 법정하천의 건천화 비율은 평균 11.8%이며, 도시화 진행률이 높은 서울시의 경우 약 30%에 달한다. 이러한 건천화의 원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양상의 변화,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면적의 증가, 지하수 활용 증가 및 지하공간 개발에 따른 지하수위 하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 면적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들이 물순환 도시를 표방하고 다양한 물순환 회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 면적 증가 등으로 악화된 도시의 물순환 상태를 자연적 상태에 가깝게 회복하고 물 재이용 등을 통해 물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유량이 감소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하천의 유량을 자연적인 흐름에 가깝게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하천의 건천화 현황 및 진행 정도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하고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저영향개발 시설 등과 같은 물순환 회복 사업의 효과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도 필요하다. 이러한 평가는 도시하천의 장기적인 유량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하천에서 건천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기술원은 도시하천의 물순환 회복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도시관류 중소하천의 수문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도시지역의 홍수피해 저감을 위한 모니터링 체계 확립과 도시지역 물순환 평가를 위한 수문자료 확충을 위해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장 안전점검 중인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 /사진제공=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현장 안전점검 중인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 /사진제공=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Q. 국가하천의 치수안전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업무를 소개한다면

댐·보의 운영과 하천정비(생태적)의 정확하고 예측 가능한 수문조사 등 하천의 치수안전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에는 제방, 댐 등의 하천시설물의 건설 및 보강 같은 구조적인 대책과 홍수 및 갈수예보, 댐·보 연계운영, 하천수 관리 시스템 등의 비구조적 대책이 있다. 어느 하나의 대책으로만 홍수, 가뭄 등에 대응할 수 없고 두 가지 모두를 활용해서 방어하고 안전도를 높여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하천의 유량, 유사량 등의 기초자료가 부족하고 부정확해 치수 시설물을 설계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이 크게 존재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기술원에서 생산한 자료를 치수구조물 설계를 위한 설계홍수량 산정, 홍수 및 갈수예보, 댐·보 연계운영, 하천수 관리 등에 직접 활용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감소되고 있다.

국가하천의 치수안전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을 연계한 치수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2018년 기준 하천 정비율을 살펴보면 국가하천은 81.4%, 지방하천은 48.1%로 국가하천에 비해 지방하천의 정비율이 매우 낮다. 이러한 이유로 홍수피해는 대부분 지방하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방하천에 대한 치수대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다. 기술원은 무엇보다도 하천의 치수대책 수립에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는 수문자료 생산을 국가하천 등 대하천 위주에서 지류·지천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하상변동조사사업’을 추진해 댐·보 및 제방 등 하천시설물의 안전이나 고유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돌발홍수 등에 대비해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AI 홍수예보를 위해 수문자동관측시스템을 확대할 예정이며, 실시간 하천수 관리를 위한 하천수 사용량 관측기술 개발 및 관측지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댐·보 연계운영을 통한 홍수, 가뭄관리뿐만 아니라 수질관리를 체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국가하천에 설치된 전국 64개 자동유량측정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고도화해 실시간으로 정확한 유량·유속 자료를 생산 제공할 예정이다.

수요 맞춤형 정보 고도화사업 추진

Q. 수자원 조사전담 공공기관으로서 기술원의 전통업무로 축적된 데이터와 디지털 신기술이 만들어갈 사업이라면

디지털시대에 맞춰 수자원 정보의 생산범위 및 항목이 다변화 및 확대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원은 인공위성 영상을 분석하고 디지털화해 공간단위의 토양 수분량 및 증발산량 등 물순환 요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하천에서 유량, 하천 특성, 홍수 피해 범위 등을 공간적으로 쉽고, 빠르고, 정말하게 조사하기 위해 드론 활용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하고 고도화시킬 예정이다.

더불어 수요 맞춤형 정보 생산 및 제공, 자료의 품질관리 고도화 등을 위해 기술원 수문자료정보관리시스템(HDIMS) 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현장에서 조사된 자료를 실시간으로 정보관리시스템에 업로드 해 보다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웹기반 One-Stop Services 시스템을 마련했다. 2단계는 빅데이터 및 AI 기반 수문자료 품질관리 자동화, 정보관리, 국가수자원정보제공시스템(WAMIS)과의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3단계에서는 웹기반으로 대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 및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국민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국민 누구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문자료 제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선영 기자
강복규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국민 누구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문자료 제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선영 기자

강복규 원장은 환경전문가로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우리나라 여건에 맞게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물에 대한 조사자료는 시공간적으로 매우 부족해 정확한 해석을 하기에는 아직 빈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데이터가 확보된 후 물에 대한 해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힌 그는 “수질과 수생태계는 수량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수량과 수질 관리를 통합한 취지대로 수질과 수문의 자동측정소 역시 물관리일원화 차원에서 통합 속도를 붙혀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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