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는 서비스를 포함한 특정 제품의 전과정, 즉 원료조달 및 가공, 제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 혹은 재활용 과정에서 사용하고 배출되는 에너지 및 물질의 양을 정량화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환경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객관적, 적극적 환경영향평가 방법이다.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자원고갈과 생태계 파괴, 지구환경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술적·체계적 과정이다.

LCA는 구체적으로 폐기물처리와 재활용, 물발자국(foot print) 등 환경정책을 수립하는데 유용하다. 체계적인 환경정보를 전달해 소비행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속가능한 생활과 생활방식, 도시와 공동체, 사회의 지속가능성평가에도 유용하다. 순환경제와 국가 산업별 자원의 효율화에도 기여한다. 지속가능한 가치사슬과 기업가치 평가도 가능하다. 식량공급망의 전과정평가를 통해 영양분, 물, 생태계 서비스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전과정평가학회가 만들어져 각종 연구와 사례발표를 해왔고 내년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유용한 평가수단인 LCA가 국내에서는 인식의 부족으로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두 제품 중 어느 것이 더 친환경적인가, 어느 정책이 더 바람직한가 비교우위에 관심을 가졌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자 관심이 시들해졌다.

사실 LCA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과 서비스의 전과정을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조사하는 동안 통찰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과정사고(Life Cycle Thinking, LCT)는 정부와 기업들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

작년 세계가 합의한 파리협정(Paris Agreement)를 구체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UNEP, EU, 미국, 일본 등에서는 LCT와 LCA에 기반한 정책수립, 방법론 개발, 데이터베이스 구축, 응용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생태균형(Eco-balance) 컨퍼런스에서는 320편의 논문과 연구가 발표되는 등 LCA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년부터 시행중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과거 성장위주 개발로 인해 발생된 불평등, 환경파괴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경제, 사회, 환경 전 분야를 포괄하고 있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적용되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협력을 통해 이행해야 하는 보편적인 목표들과 과감하고 혁신적인 세부이행과제들을 담고 있다.

SDGs는 17개의 목표와 169개의 세부목표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데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과정평가나 전과정사고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물과 에너지, 식량을 함께 묶어서 전과정을 평가하고 사고하는 노력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적극적으로 전과정평가를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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