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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리기’로 도시 숲의 미래가치 키운다

 

각종 오염물질로 도시 숲 토양 산성화돼

직접적 토양환경 개선으로 터전 되찾아

 

이승우(사진)..bmp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원연구과

  이승우 농학박사

오늘을 사는 우리는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우리의 오감과 관련시켜 표현하자면 먹을거리, 볼거리, 들을거리, 놀거리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명 ‘거리’가 얼마나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지가 우리들 삶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쉴거리’가 필요하다. 바쁜 일상의 한가운데에서 청량제와도 같은 공간에서 쾌적함과 한가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것이 우리 도시민들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시 숲’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시 숲이 점점 더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등산객이 산기슭에서 산등선까지 이곳저곳을 짓밟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불어오는 매캐하고 오염된 공기가 도시 숲의 숨통을 억죄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로인해 도시 숲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부드럽던 흙이 씻기고 각종 오염물질이 빗물에 녹아 흙에 쌓여 숲의 터전인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있음에도 말이다.

 

사람의 몸이 과로로 피곤을 느끼면 혈중 산도가 높아져 여러 부작용을 낳듯이 흙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인체가 산성화되면 항상성 기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흙 역시 완충능력이 저하된다. 산성화된 도시 숲의 흙은 흙의 뼈대역할을 하는 성분들이 소실돼 양분과 수분을 저장하는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 곳에 서식하는 크고 작은 토양생물들은 물론 뿌리내리고 사는 식물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돼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식생활 패턴을 바꾸어 몸의 산성화를 막거나 줄일 수 있지만, 도시 숲의 흙은 과연 스스로 그러할 수 있을까? 대기오염, 산성화, 답압 등 토양을 병들게 하는 인간 활동의 역기능이 상존하거나, 이미 그러한 영향을 완충할 수 있는 능력을 흙이 상실한 상태에서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도시 숲의 흙을 옆에 두고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쉽지 않지만 미래의 후손들까지를 생각한다면 꼭 실천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산성화의 원인물질인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의 근원인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생활패턴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인 실천 항목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몸이 많이 피곤하면 쉬거나 더할 경우 병원에서 처방을 받듯이 도시 숲에도 안식년을 주거나 산성화가 심할 경우에는 처방책으로 직접적인 토양환경 개선작업이 필요하다.

 

이 중 후자의 경우 그 좋은 예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LG상록재단 등에서 매년 식목일을 전후해 펼치는 ‘도시 숲 흙살리기 사업’이다. 산성화된 도시 숲의 토양을 건강하게 되살림으로써 숲 속의 크고 작은 동식물도 건강히 자라게 하고 동시에 그곳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보다 깨끗한 공기와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10여년 넘게 계속해 오고 있는 환경운동이라 할 수 있다.

 

당초 위험수준까지 산성화된 도시 및 공단지역 숲 토양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지난 1996년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대도시 지역에서 실연사업으로 추진돼 오던 것이 최근에는 일반인의 자연에 대한 애착심이 높아져 시민참여 운동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보기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주요 결실로서 여수 영취산의 토양 pH가 1998년에 4.6이었던 것이 토양회복사업을 통해 9년이 지난 2007년에는 pH 5.3까지 산성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전에 없던 지렁이와 같은 토양생물이 돌아오면서 과도하게 쌓여 있던 낙엽도 정상적으로 분해되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토양환경 개선효과도 관찰됐다. 앞으로 이러한 ‘도시 숲 흙살리기’로 건강해진 흙을 터전 삼아 나무들도 활력을 되찾게 되면 결국에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도시 숲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효과적인 공간으로서 늘 같이 자리할 때 비로소 가치 있는 미래의 도시 숲이 본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이를 ‘자랑거리’로 만들 수 있을 때 우리들 스스로가 보다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시 숲 흙살리기’가 건강한 시민실천운동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은아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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