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원 기자]생명의숲을 비롯한 숲 운동 13개 단체가 모여 결성된 기후변화그린네트워크(공동대표 조연환, 양병이, 김동근)는 기후변화대응산림정책연구개발사업단과 함께 지난 7일 오후 3시에 서울대학교에서 ‘기후변화시대, 도심 속의 소나무’라는 주제로 4차 한국산림기후포럼을 진행했다.

 

최근 소나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도심지역 가로수로 소나무를 채택해 조성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관과 국민정서상 적합하다는 의견과 공해와 병충해에 약해 도심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양립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소나무가 도심지 가로수로 적합한지에 대한 고찰과 향후 바람직한 도심지 가로수 정책을 모색하고자 기획된 이번 포럼에서는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이경준 명예교수와 서울시 푸른도시국 조경과 오해영 과장의 발표가 진행됐으며 이어서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윤여창 교수의 진행으로 강원대학교 조경학과 박봉우 교수, 상명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김광두 교수, 경기개발연구원 박은진 연구원의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소나무가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서울대 산림과학부 이경준 교수는 소나무 생장속도의 더딤, 맹아력 없음, 엽량에 따른 그늘 효과 부족, 상처 치유 능력 부족, 기후변화 적응력 부족, 복토에 취약, 내공해성 및 내병충성·바람저항성·내습성 취약, 유지관리위한 많은 비용과 노력 필요 등을 이유로 들어 제시했다.

 

강원대학교 조경학과 박봉우 교수는 가로수의 기능적 측면인 녹음과 도시정화의 기능에 취약성, 수피가 검어짐으로써 생기는 미관 저해, 고비용이 요구되는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들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김광두 교수는 수목은 자연환경 여건에 따라 순응한다는 기조로 맹아력이 없더라도 전정을 잘하면 수형조절이 가능하며 병해충 관리를 잘하면 예방가능하고 경관미도 가로수의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인이 선호하는 소나무는 이를 충족한다는 점과, 강풍 등의 특별한 사례는 타수종에도 발생할 수 있어 소나무만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므로 소나무 가로수에 대한 적절한 관리만 진행된다면 가로수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경기개발연구원의 박은진 연구원은 기후변화의 측면에서 작년 경기도에서 진행한 가로수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 조사 결과, 가로수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는 전체적으로 매우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 중 소나무가 가장 적은 흡수율을 보였다고 했다. 또한 기후적응으로 도시녹지를 바라볼 때 도시열섬과 물순환의 측면에서 도시녹지 조성이 중요하며 그러므로 그늘을 많이 만들고 물 흡수·저장능력이 높은 수종이 보다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조경과의 오해영 과장은 전반적인 서울시의 가로수 조성관리 계획에 대한 발표를 통해 유형별로 적합한 수종을 선택해 조성 관리할 것이라 밝히며 가로수 조성계획 수립 및 변경에 대한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소나무는 역사경관적 의미가 있는 장소에 한해 제한적 적용을 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가로수에 대한 세부계획 수립 주체인 각 관리청(구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일반적인 소나무의 기능과 역할이 아니라 가로수로 소나무가 적합한가에 대한 논의에 중점을 둬 진행된 것으로 기후변화시대에 도시녹지를 어떻게 가꿀 것인가에 대한 전체적 시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과 균형점을 찾는 입장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내용으로 논의를 마무리했다.

 

결론적으로 기후변화 시대 도심 속 가로수로 소나무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며 국민들의 정서적 선호와 경관미를 논하기 전에 도시 가로의 지형, 지리적 특성에 잘 적응하고 가로수로의 기능을 충실하게 발휘할 수 있고 가로수 조성관리 비용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기초해 가로수 수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국산림기후포럼은 기후변화그린네트워크와 기후변화대응산림정책연구개발사업단이 공동으로 기획·진행하는 연중 포럼으로 POST 2013을 대비해 국내의 산림분야 기후변화 대응 민·관·산·학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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