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제품으로 분류… 납, 카드뮴 등 중금속 기준 부재로 관리 사각지대

[환경일보] 이정은 기자 =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4800만명에 달하며, 사용자의 대부분이 휴대폰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유럽 기준치의 최대 수천배까지 대량으로 검출돼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휴대폰 케이스 30개 제품(합성수지 재질 20개, 가죽 재질 10개)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실태 조사 결과 밝혀졌다.

휴대폰 케이스는 피부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고, 어린이들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휴대폰 케이스는 피부와 장시간 접촉하고,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도 스마트폰을 직접 사용하거나 부모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휴대폰 케이스의 유해물질 관리는 필수적이다.

휴대폰 케이스에 함유된 유해물질을 시험 검사한 결과 조사대상 30개 중 6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3개 제품에서 유럽연합 기준(100㎎/㎏ 이하)을 최대 9219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4개 제품에서 같은 기준(500㎎/㎏ 이하)을 최대 180.1배 초과하는 ‘납’이, 1개 제품에서 같은 기준(어린이제품, 0.1%이하)을 1.8배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BP)’가 검출됐다.

참고로 납에 노출되면 식욕 부진, 빈혈, 소변양 감소, 팔·다리 근육 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카드뮴에 노출되면 폐와 신장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며 발암등급 1군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추정 물질로 정자수 감소, 유산 등 생식 독성이 있다.

5개 제품은 휴대폰 케이스를 꾸미기 위해 부착한 큐빅·금속 등 장식품에서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고 가죽 소재 1개 제품에서 ‘납’이 검출됐다.

현재 휴대폰 케이스에 대한 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유독물질 및 제한물질·금지물질의 지정’ 고시에 따라 납과 카드뮴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나 금속 장신구 등에 한정돼 있고, 신용카드 수납 등 지갑 겸용의 성인용 가죽 휴대폰 케이스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공급자적합성 생활용품(가죽제품)’으로 관리되지만 납, 카드뮴 등 중금속에 대한 기준은 없다.

휴대폰 케이스에 대한 표시기준 역시 없기난 마찬가지다. 이에 사후 피해구제 등을 위한 사업자정보(제조자명, 전화번호), 재질 등 제품 선택 정보(제조국, 제조연월일, 재질)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관련 정보를 모두 표시한 제품은 없었다. 17개 제품(56.7%)은 표시가 전혀 없었고 13개(43.4%) 제품은 일부 항목만 표시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관련 업체에 유해물질 과다 검출 제품 및 표시 미흡 제품에 대한 시정조치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들은 이를 수용해 회수 등의 조치 및 표시를 개선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휴대폰 케이스에 대한 개선을 국가기술표준원에 건의할 예정으로, 국가기술표준원은 휴대폰 케이스의 안전실태를 점검해서 안전관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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