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여름, 기후적응시스템 점검하고 도시숲 늘려야

기상청 발령 폭염경보가 확대되고 뉴스는 시간마다 온도변화를 보도하고 있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로 국민들은 힘들어 한다. 대도시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 기온이 33를 넘어 37도까지 오르고 있다.

지난 30여년 평균 기온 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온열질환자도 늘고 사망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34도를 넘는 폭염 속 공사 현장에서, 밭일 장소에서 일하던 작업자들이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폭염으로 피해받기 쉬운 대상은 노약자들인데 더위에도 불구하고 외부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50~60대가 많다. 이제 7월 중순인데 본격적인 폭염은 앞으로 40여일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한반도에서 여름이 확연히 늘어난 지 오래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5월 평균기온이 25도 이상이었던 해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

1937년 이래 전국 평균기온이 높았던 순위는 모두 2000년대였다. 8~90년대엔 전혀 없다가 2000년대엔 1개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4개월로 나타났다.

5월 최고기온을 봐도 1980년대엔 서울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단 하루였지만, 1990년대엔 6일, 2000년대엔 8일, 2010년대엔 16일로 급증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여름은 이미 5월부터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폭염은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가축, 수산물 폐사 등 재산피해와 환경문제도 유발한다. 2007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는 사망자 11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574명 발생했고, 가축은 422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외에도 물부족, 전략사용 급증, 불쾌지수 상승으로 인한 사회적문제 등 직간접적인 피해는 엄청나다.

지난 십 수년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와 폭염의 위험성을 알리며 대응과 적응 대책을 촉구했지만 대한민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책이란 것은 탁상행정식이고,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물마시며 조심하라는 문자가 전부다. 지자체별로 횡단보도에 그늘막치고, 어려운 가정에 얼음생수 나눠주는 것이 그나마 효과를 보고 있다.

새삼스레 과거를 돌아보자면 기후변화 대응하자고 할 때 산업계는 고충을 몰라준다며 반대했고, 힘들게 잡아가던 중심도 정권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뽑혀나갔다.

남은 것은 여전히 ‘남 탓’과 ‘하는 척’이다. 각 분야가 맡아야 할 책무, 시민정신을 잃어버린 결과다.

어떻게 하든 도시에 나무를 심어 숲을 늘려야 한다. 매년 100만 그루 이상의 나무심기에 노력해 결실을 맺은 대구광역시 사례를 배워야 한다.

시민 각자가 할 일도 물론 계속해야 한다. 개인 수칙을 지키며, 힘들어 하는 노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필요시 적극 도울 자세를 갖춰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해법이 없다 보니 작년처럼 예상치 않았던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이 오기만을 기대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