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국 “아직도 갈피 못 잡겠네”
한국측 “몇 년은 더 기다려줘야”
UNEP측 “한국이 정착시켜 주길”

[#사진1]동아시아 지역 POPs 공유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까지 상당 기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POPs(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잔류성유기오염물질)는 다이옥신·PCB·DDT 등 환경 중 잔류성, 장거리 이동성, 생물축적성이 큰 물질이 모두 해당되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배출저감 및 사용이 근절되고 있다.

이에 박차를 가하고자 최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동아시아 POPs 측정분석 자료 공유를 위한 워크숍’이 개최됐지만 전년과 비교해 별 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전년과 참가국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담당자가 바뀌거나 베트남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참여하는 등 두 번째 행사지만 첫 행사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만 놓고 실효성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간 동남아 지역에서의 POPs 관리가 거의 외면되다시피 해왔기 때문에 일본이나 한국이 그들 국가를 계도하는 차원이 큰 만큼 단시간에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행사를 담당한 국립환경과학원 오염노출평가과 윤준헌 연구원은 “지난해 행사가 POPs 공유에 관한 동의를 받아내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협력방안이 논의되는 자리”라며 “단기간에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닌 만큼 최소 몇 년은 더 기다려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올해 안으로 ‘POPs 모니터링 정보 웹’을 구축할 예정이며 동아시아 각국의 POPs 실측자료를 취합해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웹 구축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사이트 공개 여부는 국가별·사안별 등으로 부분적 제한을 둘 예정이다.

한편 이러한 사업 전반을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데 따른 의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연차적으로 시행하는 동남아 POPs 공유 사업은 UN 차원의 파일럿 프로젝트(본 프로젝트보다 우선으로 하는 프로젝트)로서도 의미가 높다고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각국에서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를 해 나갈 역량이 있지만 EU국가를 제외한 나라들은 아직까지도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UN에서도 동남아지역의 POPs 관리만큼은 한국이 주도적으로 정착시켜 주길 바라는 게 솔직한 속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대기 중 배경농도 레벨(background level)’을 조사하는 동아시아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국책사업이지만 비공개적으로 일본 유명 분석·측정기기 회사인 ‘시마쯔’와 함께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동아시아 POPs 문제를 한국이 선도해 나갈 수 있을지, 또한 한국이라도 동아시아 국가 환경문제를 이끌어 주길 바라는 UN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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