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 교수가 지난 15일 열린 ‘2014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연주 기자>



[그랜드 인터넨탈 호텔=환경일보] 이연주 기자 = 지난 10월15일 열린 ‘2014 대한민국 에너지대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재생 가능한 자연에너지를 인터넷 기술과 융합해 생산 한계비용을 ‘0’으로 만드는 3차 산업혁명의 중요성과 대한민국 에너지 도약의 기회를 역설했다.

지난 10년간 메르켈 독일 총리, 사파테로 스페인 전 총리 등 유럽연합의 공식 자문가 이자 ‘육식의 종말’, ‘3차 산업혁명’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인 그는 노동·환경·정치·사회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재화 및 에너지, 개인 생산·공유 가능

제레미 리프킨 교수에 따르면 이미 세계는 공유사회로 전환 중에 있다며 가수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수십억명의 사람에게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공유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움직임은 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loT)의 발달로 에너지의 저장 및 공유가 가능해져 대규모 자본과 대기업 위주가 아닌 개인이나 협동조합, 소규모 기업 등 수백만 명이 동시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생산에 참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결합한 3차 산업혁명은 아래로 내리는 형식이 아닌 수평적 권력을 유지하게 해줘 에너지 민주화를 이루는 동시에 에너지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융합돼 생산효율이 극대화되면서 에너지와 재화를 생산하는 비용이 제로가 되는 한계 비용 제로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력사 등 기존의 에너지망 속에 있던 기업들의 역할도 바뀐다. 생산이 아닌 관리를 도맡으며 수많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첨단기법을 통해 분석을 하는 등 에너지관리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독일 전력회사 RWE, EnBW, 프랑스의 EDF가 동참하고 있다.

리프킨 교수는 “에너지와 IoT가 결합하면 최대 40%까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다만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는 단번에 일어나지 않고 향후 30년간 진행될 것”이라 진단했다.



기후변화에 생산한계비용 제로가 해답


선진국들은 화석연료를 발전 동력으로 19세기 1차 산업혁명과 20세기 2차 산업혁명을 이뤘다. 그 결과 지구온난화가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졌고 그로 인해 지구의 물 순환이 바뀌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대기는 땅에서 7%의 강수량을 빨아들이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집중호우, 가뭄, 태풍 등이 빈번하게 발생,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리프킨 교수는 “제로한계비용 사회야 말로 유일하고 우리가 지구상에 끼치는 환경변화를 줄이고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번 세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생명 종 가운데 최대 60%가 멸종될 수도 있으며 이것은 큰 위기”라며 “현재 세대가 아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한계비용 제로사회에 다가서야 한다”고 말했다. 

공유경제 성공적 편입이 사업성공 갈라  

이날 강연에서 그는 한국이 커뮤니케이션 측면의 인터넷에서는 가장 상위에 있는 국가로 3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술 기반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프킨 교수는 “앞으로 얼마나 공유경제에 성공적으로 편입할지가 사업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며 “독일과 중국은 이미 진행 중으로 한국이 3차 혁명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인터넷 기술력을 기반으로 통신과 에너지, 수송 분야의 기반시설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리프킨 교수는 핵발전에는 강력한 반대의사를 전달하며, 에너지 이용의 패러다임을 화석연료와 원자력 등 기존의 중앙 집중적 방식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를 활용하는 분산적 에너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이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에너지라는 의견에 대해 “원자력이 기후변화에 최소한의 영향력을 미치려면 전체 전력생산량의 20%를 생산해야 하는데 현재는 6%에 불가하다. 20%를 채우기 위해서는 노후 핵발전소를 모두 제거하고 매달 한 개씩 핵발전소를 지어야 가능하다”며 “비용과 안전성 모두가 보장되는 재생에너지를 놔두고 왜 값비싼 핵발전소를 고집하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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