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 잔인한 포획 방식 때문에 세계로부터 중단 압력을 받고 있지만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본의 돌고래 학살은 여전하다. 시민단체들은 잔인한 학살은 물론 돌고래쇼 등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세계 시민단체들이 정한 ‘일본 돌고래의 날(Japan Dolphins Day)’인 9월1일을 맞아 동물보호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타이지의 잔인한 돌고래 포획과 학살을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 마을은 국제보호종 돌고래들을 매년 수천 마리씩 학살하고 그중 예쁘고 어린 개체를 훈련시켜 전 세계 돌고래쇼와 체험시설에 팔고 있다.

 

다이지 마을 어민들은 ‘전통적 사냥’이라는 명분으로 매년 포획이 가능한 돌고래 수의 상한선, 즉 쿼터를 와카나마현으로부터 승인 받는데, 대략 2000마리 선이다. 그런데 포획 방식이 매우 잔인하고 비윤리적이어서 국제사회는 일본 정부에 다이지 돌고래 학살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돌고래를 발견하면 ‘코브’라는 만에 몰아넣고 먼저 전시용으로

판매할 돌고래를 골라낸 후 나머지는 꼬리지느러미를 잡아 거꾸로 들어 올린 뒤 목 부분을 칼로

찔러 도살한다. 그래서 바다가 피로 물드는 것이다. <사진=영화 ‘더 코브’>



2014년 9월1일 일본 돌고래의 날 행사에는 한국 이외에도 세계 90개 도시에서 일본의 돌고래 사냥을 규탄하고 중단을 촉구하는 행사들이 동시에 열렸다. 올해 일본 돌고래의 날 행사에도 전 세계 50개국 이상, 100곳이 넘는 도시에서 돌고래 학살 중단 촉구 행동이 벌어졌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돌고래 학살 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2014년 9월에 다시 돌고래 사냥을 시작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 수족관마저 반입 중단

 

국제사회의 우려와 촉구가 계속되자 올해 5월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JAZA)에게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들의 반입이 비윤리적이므로 반입 금지 결정을 내렸고 일본의 수족관에서는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들을 들여올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돌고래쇼를 위한 돌고래 공급과 고래 고기 확보를 위해 자행되는 일본의 다이지 돌고래 포획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본에는 현재 약 250마리의 다이지 포획 돌고래들이 전시·공연용으로 수조에 갇혀 있는데, 새로운 돌고래 반입이 중단되면 자연스럽게 수족관 돌고래의 숫자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협회에 따르면 15년 후인 2030년 일본 수족관 돌고래의 숫자는 약 69마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 다이지 어민들은 “2015년에도 9월부터 돌고래 사냥을 계속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판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다이지 돌고래 수입 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한국이 일본 다이지 돌고래의 주요 수입국이 된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최근 돌고래 쇼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을 선두로 한국 역시 돌고래 수입 3~4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한국 돌고래 수족관과 체험시설에 갇혀 있는 돌고래 44마리 가운데 30마리가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개체들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잔인한 포획을 막기 위해 돌고래쇼 등의 공연장에 가지 말아달라”고

시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동물단체 케어CARE,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자유연대,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시민들이 돌고래 체험시설과 공연장에 가지 말 것을 부탁드린다. 그래야 돌고래들이 팔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정부가 국제보호종 고래류에 대한 사냥과 포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5월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일본 타이지에서의 잔인한 돌고래 포획 방식을 이유로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JAZA)의 회원자격을 만장일치로 정지시켰으나 일본 타이지 어민들은 여전히 돌고래 포획을 지속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잔인한 돌고래 포획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도 일본 돌고래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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