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송진영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국내 메르스 환자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에 체류했던 첫 번째 환자(68·남)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가 감염된 세 번째 환자(76·남)의 딸 A씨가 네 번째 확진환자로 판정됐으며, 첫 번째 환자를 진료한 의사 B(50)씨가 다섯 번째 확진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아버지의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되자 자신도 스스로 격리치료를 요청했지만, 보건당국이 이를 거부해 자신의 집에서 남편, 딸과 함께 머물러왔다.

이에 대해 그는 “38도 이상으로 열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미열과 두통이 있어 잠복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격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를 두고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A씨는 세 번째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에 간호를 해 감염 우려가 낮았다. 메르스는 잠복기에는 바이러스 전파가 되지 않고 검사를 해도 감염 확인이 안 된다”고 해명했으나, 보건당국의 관리가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설상가상 네 번째 환자의 확진 판정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최초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2명이 발열 증세로 메르스 감염자로 의심됐고, 검사결과 의사 B씨만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다섯 번째 메르스 환자가 된 B씨는 17일 첫 번째 환자를 진료한 바 있고, 이후 자가 격리 도중 25일부터 발열과 설사 증상을 보여 결국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메르스가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낸 밀접 접촉자들이 감염되는 만큼 자가 격리 중인 62명 중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23일 한때 위독해 기관지 삽관 치료를 받아온 첫 번째 환자는 산소포화도 등이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출처=질병관리본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인 메르스는 감염자가 재채기와 기침 등을 할 때 나오는 ‘비말(飛沫·작은 침방울)’을 통해 주로 전염된다. 비말을 손으로 닦는 과정에서 묻은 바이러스가 악수와 피부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보건 당국은 2012년 처음 발생한 뒤 현재까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10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의 감염자만 생겼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염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치료제와 백신은 없는 상태로, 환자의 증상에 따른 치료를 시도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때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쓰기도 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메르스의 치사율은 40.7%로 알려졌다.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치사율이 15%였던 것을 생각하면 높은 편이다.

메르스의 기본적인 예방 방법은 중동 지역 방문 시 매개체로 의심받고 있는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고, 낙타 고기와 젖도 먹지 않는 게 좋다. 귀국 후에는 14일 이내 발열, 기침 등의 증세가 있으면 병원을 찾고 중동 지역에 다녀왔다는 것을 꼭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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