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작기 김태순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201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게티 미술관에서 열렸던 <이 시대를 보다: 루벤스와 아시아의 만남> 에 조금 색다른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루벤스의 ‘한복을 입은 남자’와 나란히 결렸던 한지 작가 김태순의 대형 한복 콜라주. 게티 관계자들이 보자마자 “코리안 라우셴버그!”라고 탄성을 질렀다는 종이 한복 작품이다(라우셴버그는 일상의 오브제를 사용한 아상블라주로 유명한 미국화가).

김 작가가 아버지 타계 후 평소 나누지 못했던 마음을 깊이 교감하며 만든 이 작품은 서울과 뉴욕, LA를 거쳐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너울을 일으킨 후 게티에서 정점을 이루었으며, 마침 미국 순방 중이셨던 박 근혜 대통령이 방문해 감상하는 사진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전통 한지와 고서를 주 소재로 작업하는 현대미술가 김태순은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전통가구, 온돌방 등 추억 속에 박제된 전통의 이미지들을 한지라는 소재를 통해 콜라주 기법으로 재구성하여 한국적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작가로, 전국의 골동품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고서와 습지들을 사용한 독특한 입체작업으로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을 창조하고 있다.

“옛날 가구와 병풍을 뜯어내면 뒤에 배접한 낡은 고지들이 나옵니다. 옛사람 누군가 낙서한 종이도 있고, 문화재 가치는 없으나 세월의 더께가 켜켜이 쌓인 종이들이죠. 채색으론 나타낼 수 없는 세월로 익은 색과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기위해 하나도 버리지 않고 작품 구석구석에 사용합니다. 사람들이 현대작품이 아니라 18~19세기 작품인 줄 알기도 해요”

부산 동아대 미대를 졸업하고 수채화, 유화, 동양화, 서각, 서양화, 조각을 모두 공부한 김태순은 국내외에서 14회의 개인전과 수많은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하였으며, 해외에서는 2011년 뉴욕의 실비아 월드/포 김 아트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에 이어 그해 9월 LA의 앤드류샤이어 갤러리, 2012년 3월 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작가 3인전 및 호주 멜버른, 시카고, 독일 퀠른, 중국 북경에서 다수의 전시회에 참가하였다.

이번 Y-GALLERY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그가 계속해 온 한지작업 ‘조선의 얼’ (The Spirit of Josun) 연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김 철호 Y GALLERY 대표는 “게티 루벤스 드로잉 전을 관람 여러 사람들이 김태순 작가의 작품에 찬사를 보내며 다른 작품들도 더 많이 보고 싶다고 해서 특별 초대전을 열게 됐다”고 전하고“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계에도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0일부터 10월 18일까지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Y GALLERY

에서 열린다.

게티 센터에 전시되었던 '조선의 얼' 을 관람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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