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네 도보순례길

[당진=환경일보]박상현 기자 = 충남 내포지역의 천주교와 관련된 근현대 문화와 지역민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낸 버그내순례길이 2016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했다.

아시아도시경관상은 아시아의 뛰어난 경관을 알리기 위해 UN 해비타트 후쿠오카 본부와 아시아 인간 주거환경협회, 아시아 경관 디자인 학회, 후쿠오카 아시아도시연구소 등 4개 단체가 2010년부터 시상해 오고 있는 경관에 관한 국제상이다.

당진시는 한국과 일본, 중국, 파키스탄, 미얀마 등 8개국에서 출품된 41건을 대상으로 지난 1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심사를 통과해 총12건의 수상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심사에서 시는 당진 버그내순례길을 주제로 한국 최초의 사제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이자 한국 천주교의 요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솔뫼성지를 비롯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천주교 관련 유적을 묶은 경관을 소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13.4㎞의 버그내순례길은 솔뫼성지를 시작해 천주교 탄압기 신자들의 만남의 공간이었던 버그내시장과 고딕양식의 아름다운 합덕성당, 조선시대 3대 방죽 하나인 합덕제를 지나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샘인 원시장 우물터와 무명순교자의 묘역을 거쳐 제5대 조선교구장이었던 다블뤼주교가 거처하던 신리성지까지 이어지며 내포지역 천주교 문화의 역사성뿐만 아니라 지역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

이 순례길은 지난 2014년 8월 15일 솔뫼성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하는 천주교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리면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 6월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회서 학회장상 수상에 이어 이번에 아시아도시경관상 수상으로 버그내순례길의 우수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200여 년 전부터 순례객들과 지역주민들이 이용해 오던 이 길이 앞으로 더 오랜 세월동안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6아시아도시경관상 시상식은 오는 10월 30일 중국 은천시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당진시는 시상식에 앞서 29일 열리는 개막식에서 버그내순례길을 주제로 한 프로모션 발표와 함께 지역 홍보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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