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일보] 김태홍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와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는 최근 제주해녀는 '제주문화유산' 정책의 모델로 접근해 다각적인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통사로 살피는 제주해녀」를 제작했다.

「통사로 살피는 제주해녀」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제주해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제주해녀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후에 우리가 전승·보전할 것이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한다.

이 책은 생업으로만 인식하던 제주해녀를 사회문화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최근의 경향까지 정리했다. 특히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한 다른 '해녀' 전문서와 달리 사회 흐름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고문헌 속 제주해녀'는 역사문헌의 기록을 살펴보고 제주해녀의 전통성과 기원을 찾는다. 제주해녀의 최초의 기록으로 알려진 「삼국사기」부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탐라지」 「지영록」 「탐라순력도」 등에서 찾은 '제주해녀'에 대한 기록을 정리했다.

또 2장에서는 근대기 해녀항일운동과 출가 해녀 어업권 분쟁과 권익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주체자로서의 제주해녀를 입증했다.

근대기 제주 사회 경제와 생활사의 산 증인으로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담당했던 제주해녀의 모습을 세밀하게 살폈다.

3장은 고향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출가(出稼)' 해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동안 제주해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출가를 했다고 접근한데서 벗어나 시대‧경제적 이유와 맞물려 출가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이유, 이를 통한 민속지식 전파 과정을 조명했다.

출가 물질 중 독도물질은 제주해녀가 독도 영토의 실효적 지배를 했던 사실을 부각하는 것으로 해녀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 인터뷰했던 내용도 함께 정리해 사실감을 더했다.

6장 '제주해녀 문화로 읽다'와 8장 '문학으로 살핀 제주해녀'는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항목인 ‘제주해녀문화’의 정체성을 접근하는 시도로 의미 있다.

6장은 제주해녀 문화의 개념을 정리하고 유네스코 등재 의미를 설명해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8장은 현기영의 「바람 타는 섬」 「마지막 테우리」 「거룩한 생애」, 고시홍의 「표류하는 이어도」 등의 소설에 그려진 제주해녀의 생활상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검토한다.

비록 가공된 사실인 '소설'이라는 장르를 인용했으나, 구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생애사 작업의 시급성도 제시한다.

2014년 3월 문화재청은 ‘제주해녀문화’라는 이름의 유산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하기 위해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와 ㈔제주학회가 이 책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발간되거나 발표되었던 제주해녀에 관한 문헌기록, 신문기사, 기초자료, 연구서 등을 총망라하여 제주해녀의 과거와 현재를 정리했다.

해녀의 사회사는 일찍이 문헌에 등장한 진주채취를 비롯하여 해녀항일운동과 한반도로 바깥물질을 나간 제주해녀의 어업권 분쟁을 다루었다. 해녀 경제를 비롯하여 해녀의 생업과 사회적 공헌도 살펴보았다.

또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 물질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가 된 바깥물질의 역사와 제주해녀들이 독도까지 가서 물질을 한 의미를 정리했다.

이 책이 제주해녀를 이야기한 기존의 책과 다른 점은 생업으로만 인식하던 제주해녀를 문화의 관점에서 읽어내는 최근의 경향까지 정리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에서 정의를 내린 무형문화유산의 관점에서 해녀문화를 정리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특히 해녀가 가지고 있는 전통지식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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