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 환자가 100만 명을 넘겨 국가적 문제로 부각된 지 수년이 지나도록 특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 생활 주변에 아토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넘쳐나고 있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 가운데 화학물질 노출, 식품 섭취, 흡입성 알레르겐, 감염 등이 있다. 아토피는 음식이나 공기 중에서 흡입되는 물질 중 알레르기가 피부 특정부위에 반복적으로 가려움증과 습진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피가 나도록 긁거나 문질러서 피부 병변이 심해지고 다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보통 밤에 심해져서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데 피로감뿐만 아니라 성격장애, 성장장애, 면역불균형까지 발생한다. 얼마 전엔 아토피로 고통 받는 자녀를 보다 못한 동반자살까지 있었다. 아토피는 유전성이 강해 부모 중 한쪽이 아토피 환자라면 자녀에게 발병할 확률은 50%정도 된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은 보통 알레르기 증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습진이 심한 부위는 스테로이드 연고 등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 중 미세먼지나 벤젠,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농도와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간 상관관계가 있다고 연구결과를 밝혔다. 미세먼지(PM10)가 1㎍/㎥ 증가하면 아토피 증상이 0.4% 증가했고, 벤젠이 0.1ppb 증가하면 증상이 평균 2.74% 정도 증가했다. 또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이 0.1ppb 증가하면 아토피 피부염 증상도 평균 2.59% 정도 증가했다. 여름, 겨울철에 아토피 증상이 더 심해지는데 여름엔 이산화질소와 톨루엔, 겨울엔 미세먼지가 아토피 증상과 더 연관이 있단다. 바꿔 말하자면 생활환경을 잘 관리 하고, 무엇보다 환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들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학물질은 전 세계적으로 10만 여종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4만3000여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고, 매년 약 300여종이 신규 출시될 정도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가정이나 사무실, 차 안에서 사용하는 방향제, 탈취제 중 80%가 해당된다. 이중 독성 정보가 확인 된 것은 6000여종에 불과해 정부의 화학물질 규제 등 구체적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음을 방증한다. 설상가상 관련 기업들은 해외사례 중 자기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화학물질 규제완화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병·의원 치료에 지친 환자와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민간 대체요법에 적잖은 비용을 들이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치유는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만 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위해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제대로 짜인 예산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개선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보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한 홍보와 교육도 확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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