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을 갖춘 등산가들이 목표로 하는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가 히말라야(Himalayas)다. 총길이 2,4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눈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의 복합어다.

‘세계의 지붕’으로 일컬어지는 히말라야산맥은 북서쪽에서 남동 방향으로 활 모양을 그리며 파키스탄과 인도 북부, 네팔, 부탄, 티베트 등 여러 나라들을 걸쳐 남부로 뻗는다.

대부분 인도의 강들은 눈 덮인 히말라야에서 발원한다. 그 중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은 아라비아 해, 벵골 만으로 들어가는데 길이가 3,000㎞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700만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데 최대 피해지역은 아시아 국가들이다.

청정한 공기를 떠오르게 하는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Nepal) 또한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카트만두 상공은 잿빛 먼지로 뒤덮였고, 다보스포럼에서 대기오염 부문 세계 2위로 꼽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디젤엔진과 석탄화력발전소, 바이오매스 연소 등 탄소를 함유한 연료가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는 검은색 그을음 ‘블랙카본(Black Carbon)’이 큰 문제다.

낡은 경유차와 이륜차 등에서 뿐만 아니라 요리와 난방시 나무와 동물 배설물 건조연료 등을 태우는 과정에서도 많은 그을음이 발생하고 있다. 블랙카본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빙하를 빨리 녹게 하고 지구온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2010년 네팔의 빙하는 1977년에 비해 최소한 25%이상 줄었고 매년 38㎢ 정도가 줄고 있다. 빙하가 줄면 물이 부족해지고, 너무 빨리 녹으면 범람해 홍수로 이어진다. 물 부족은 인접 국가 간 물 분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블랙카본 문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도 연결되는데 공해 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여성들은 제대로 된 환기시설도 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최근 세계은행(WB)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 악화로 겪는 아시아권의 경제피해 규모는 전 세계의 절반이 넘는다. 한 나라의 문제가 다른 나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네팔은 대기오염 해소를 위해 국제적 지원에 목말라 한다. 한국의 빠른 성장과 우수한 기술을 공유하고, 네팔을 환경시장으로 삼아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부족한 대기질 측정소와 측정 장비를 한국이 지원하는 한편, 동물 배설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 저장소를 만들고 스토브에 연결시켜 주는 ‘클린스토브(Clean Stove)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전자제품에 대한 세금이 10%에 불과한 특성을 이용해 대기오염을 저감하는 가전제품을 지원하기만 해도 국가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SIDA)는 네팔의 블랙카본 문제를 국제적 사안으로 인지하고 지속가능발전과 연계해 4년간 4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네팔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인접 국가들에게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정보 제공 등 상생적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네팔을 돕고 히말라야 보존에 나설 명분은 충분하다. 단기적,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아시아 국가들을 둘러보고 미래에 투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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