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조임금의 어의(御醫)를 지낸 한계군 이공기(李公沂)선생의 옥축(玉軸)과 영정이 그의 후손들에 의해 제천시에 기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이공기선생의 종손인 이만식(80ㆍ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 거주)씨 등 후손들이 제천시를 찾아 선생의 유물인 옥축 1점과 영정 2점, 교지 35점 등 모두 38점을 기증했다.

이 유물 기증은 선생의 영정이 제천시 송학면 도화동 한계공 영당에 보관돼 오던 것을 확인한 바 시설의 미흡으로 영정 훼손이 심각해 2006년 9월 청주대학교 박문열 교수와 제천시청 학예사인 권기윤씨 등이 영당을 관리하던 후손 이승윤씨에게 영정 훼손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또 2008년 1월 11일 선생의 종손이 강원도 영월에 거주함을 알고 당시 관광팀장이던 정광화씨와 권기윤, 권기은씨가 유물훼손의 심각성을 알리고 후손 여섯 명을 제천 의병전시관으로 초청해 전시관과 수장고를 둘러보게 하고 체계적인 유물관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후손들이 2월 설 명절에 모여 상의한 결과 영정의 보존과 소장하고 있던 유물의 안전한 보존을 위해 제천시에 기증하기에 이르렀다.

이번에 기증된 유물 중 옥축(玉軸 왕이 공신에게 내린 두루마리 글)은 선조가 1604년 임진왜란 시 자신을 호위한 공이 있는 신하에게 내린 별교서로 명필 한석봉(韓石峰)이 대나무실 종이에 직접 쓴 글이다. 이것에는 그 당시 호성공신에 봉한 1등 2명, 2등 31명, 3등 53명 등 86명의 이름이 수록돼 있으며 이공기선생은 의관으로 3등 호성공신에 책봉됐다.

가로 198cm, 세로 39cm 크기의 이 옥축은 교서 앞부분이 일부 소실되기는 했지만 당시 승지였던 신지제(申之悌)가 글을 짓고 당대 명필이던 한석봉의 글씨에 선조가 하사한 것이며 종이도 일반 한지가 아닌 대나무 종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고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천시는 기증 유물 중 사료가치가 매우 높은 옥축과 영정은 보존처리와 동시에 다른 유물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 관리하고 동시에 충청북도에 유형문화재로 신청키로 했다.

또 유물은 문화재로 지정받은 후 제천한방사 기초사료 및 콘텐츠로 활용하고 해당 부서와 협의를 통해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의 한방 생명과학관에 유물로 전시할 방침이다.

<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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