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부제품 친환경 인정 불신
국내 환경마크 점검 계기로 삼자


일반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친환경성을 일일이 따져가며 사용하긴 힘들다. 대다수 소비자들이라면 낮은 가격에 편리함을 갖춘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반 차이가 없을 경우엔 조금이라도 환경적인 위해를 적게 가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 하겠다. 거창하게 인류의 생존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좋을 것이요, 자녀들의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적극 사용해야 함을 권장함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찌하면 손쉽게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공인된 기관에서 인증 발급하는 친환경 마크를 확인하는 것이리라. 우리나라엔 대표적으로 친환경상품진흥원에서 관리하는 환경마크가 있다.

환경마크는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는 제품들 중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오염시키는 것이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에 표시한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소비자의 선호에 부응해 환경제품을 개발 생산토록 유도하는 취지에서다. 소비자는 복잡하게 친환경성을 따지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이 그냥 환경마크가 표시된 제품을 고르기만 하는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웃 일본에서 일부 상품에 대한 에코마크에 불신감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혹시 국내 역시 환경마크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문제의 제품은 프린터 잉크카트리지. 에코마크 인정까지 받은 카트리지가 실제로는 재이용하기 어렵게 제품 설계가 돼 있어 재생업체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고, 더 나아가 에코마크 사무국의 심사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제기되고 있다.

에코마크 인정 기준에는 분명 ‘3R 설계 체크리스트’에 적합한 것으로 정해져 있고 ‘잉크카트리지는 재사용 가능한가’라는 항목이 담겨 있다. 또 해설 역시 ‘설계상 재사용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명시까지 해 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사용이 어렵도록 교묘히 설계하곤, 에코마크 인정을 받고 있으니 문제가 있음을 지적받아 마땅하다. 일본 언론 역시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과연 국내는 환경마크를 100% 신뢰할 수 있을까. 사뭇 궁금하다. 물론 일본과 모든 상황이 똑같을 순 없다.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프린터 본체의 판매보다 잉크카트리지에 의한 매출 비중이 높기도 하며, 재생품에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은 이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웃 일본의 사례를 계기로 국내 환경마크에 문제는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문제가 있다면 고치면 된다. 국내 소비자들이 전적으로 환경마크를 믿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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