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해관계로 잘못 호도된 ‘물’
대다수 국민, 정부정책 불신 팽배


정부의 물 환경에 대한 정책에 국민의 부정적 시각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충격적이다. 우리네 물 환경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국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헌데 물 전문 연구단체인 한국물환경학회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국민과 전문가 대다수가 현행 물 환경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껏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던 정부가 정작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심할 따름이다. 정부는 ‘왜 국민의 의사를 잘 반영하지 못했을까’에 대한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금껏 걸어온 발자취를 잘 되새기며, 행여나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착각과 좁은 식견 속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껏 물 분야에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국민을 대변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행정당국과 공기관들,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 NGO, 언론 등이 바로 그들이다. 물론 물관련 전문가들도 대표적인 이해당사자로 참여해 물 환경에 대한 이해관계를 대변해 왔다.

이들이 정작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는가. 한국물환경학회의 조사결과는 잘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국민의 의사는 뒤로 한 채 집단의 이익을 위해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내 왔다는 것이다.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지 않았느냐는 반성이 있어야 할 대목이다.

지금껏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로 말미암은 정책적 혼선이 상당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정부는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지금도 정부가 추진하는 여타 정책에 대해 다양한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의 갑론을박이 많다. 국민을 위하는 진심이 담긴 애정에서 비롯된 발로이길 기원한다. 이들에게 바란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말 국민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주길.

요즘 전문가라는 허울 좋은 감투와 시민단체라는 간판을 앞세워 온갖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네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국민과 시민을 대신해 자신들의 지식과 응집력을 표출하는 것이기에 지극히 정상적이고, 봉사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것임을 알아주라고.

국민의 대변자를 지칭하면서, 정작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외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들어줄 필요가 없다. 정부는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력을 앞세워 행여나 감언이설에 휩쓸리는 일이 없도록 신중함을 보여라. 또한 현행 물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정책의 나갈 바를 논하는 과정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마치 ‘자신의 말이 국민의 뜻’이란 착각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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