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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나는 이곳에서 최민식의 살기어린 눈빛을 보았다. 한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15년동안 감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가 의도한 하나의 게임이며 그 게임에 희생자.
이 영화를 보면서 현대 인간의 잔인성이 과연 어디까지 일까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 죄의식이 없는 죄인들, 10대들의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하루아침에 벌어지는 각종 살인사건들이 수도없이 매체를 통해 터져나오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바라고 있다. 쇼킹, 보다 더 강한 쇼킹을 원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인가 억눌이고 막혀 있는 무엇인가를 분출하고 싶어하고 있다.
2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올라온 타켓을 향해 있는 힘껏 손과 발로 오락기를 때려된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올라가는 숫자를 보며 쾌락을 느낀다.
보다 강렬한 사진을 원하고 보다 강력한 몸 동작을 원한다. 원조교제, 스와핑, 동성연예 등의 보다 강한 원초적인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대는 하나의 아프리카처럼 먹고 먹히는 잔인한 광경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경기처럼 게임을 치르고 있는 현대인들의 잔인함과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
나는 ‘올드보이’를 보면서 마약에 취한 듯 현대인의 삶을 곁눈질로 보게된다. 망치를 든 그는 무딘 망치끝을 사용해 예리한 현대의 오류들을 향해 망치질을 하염없이 해대고 그리고 허무한 결말은 누구의 승패를 논하지 못하게 만든다.


15년이라는 긴 세월, 현대는 하루아침과 같다.
"내 이름이요,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산다해서 오.대.수라구요"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오대수. 본인의 이름풀이를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라고 이죽거리는 이 남자는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가진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술이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돌아가는 길에 존재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납치,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되는데...

"그 때 그들이 '십오년'이라고 말해 줬다면
조금이라도 견디기 쉬었을까?"

언뜻 보면 싸구려 호텔방을 연상케 하는 감금방. 중국집 군만두만을 먹으며 8평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텔레비전 보는 게 전부.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무렵, 뉴스를 통해 나오는 아내의 살해소식. 게다가 아내의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음을 알게 된 오대수는 자살을 감행하지만 죽는 것조차 그에겐 용납 되지 않는다. 오대수는 복수를 위해 체력단련을 비롯, 자신을 가둘만한 사람들, 사건들을 모조리 기억 속에서 꺼내 '악행의 자서전'을 기록한다. 한편, 탈출을 위해 감금방 한쪽 구석을 쇠젓가락으로 파기도 하는데.. 감금 15년을 맞이하는 해, 마침내 사람 몸 하나 빠져나갈 만큼의 탈출구가 생겼을 때, 어이없게도 15년 전 납치됐던 바로 그 장소로 풀려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누군지, 왜 가뒀는지 밝혀내면... 내가 죽어줄께요"

우연히 들른 일식집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어버린 오대수는 보조 요리사 미도 집으로 가게 되고, 미도는 오대수에게 연민에서 시작한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게 된다. 한편 감금방에서 먹던 군만두에서 나온 청룡이란 전표 하나로 찾아낸 7.5층 감금방의 정체를 찾아내고... 마침내, 첫 대면을 하는 날 복수심으로 들끓는 대수에게 우진은 너무나 냉정하게 게임을 제안한다. 자신이 가둔 이유를 5일 안에 밝혀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는 것.

대수는 이 지독한 비밀을 풀기 위해, 사랑하는 연인, 미도를 잃지 않기 위해 5일간의 긴박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한다. 도대체 이우진은 누구이며? 이우진이 오대수를 15년 동안이나 감금한 이유는 뭘까? 밝혀진 비밀 앞에 두 남자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감독 박 찬욱
출연 최 민식, 유 지태, 강 혜정, 지 대한, 오 달수, 김 병옥, 김 수현, 이 승신, 윤 수경, 박 명신, 이 대연, 오 광록, 이 계영, 한 재덕, 류 명철, 박 재웅, 오 순태, 용 이, 이 영희
개봉 2003/11/21
등급 18세 이상
시간 120 분
장르 스릴러,액션,미스테리

글 류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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