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10가구중 6가구의 주방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행주 등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가정도 식중독 사고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남은 음식물의 보관, 주방용구의 살균·소독 등 주부들의 주방위생관리에 대한 인식수준도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져 가정내 식중독 예방을 위한 정보제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가정내 안전 취약 분야에 대한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 및 수도권 103 가구의 냉장고, 행주, 도마, 수저통, 식기건조대 바닥 등 5곳(총 515점)에 대한 위생지표세균 및 병원성 세균의 오염 실태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부 205명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총 103가구의 냉장고, 주방의 행주, 도마, 수저통, 식기건조대 바닥 등 515점 가운데 96.1%(495점)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어, 대부분 가정의 주방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많은 대장균군이 검출된 곳은 냉장고의 육류·생선보관실인 신선실로, 대장균군이 1,100만이나 검출됐다. 도마의 재질에 따른 대장균군 수의 차이는 거의 없었으나, 수저통 모양에 따라서는 차이를 보여, 가로형 모양의 수저통에서 세로형 모양의 수저통보다 1.8배나 많은 대장균군이 검출됐다.

한편, 주부들의 주방위생 관리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FDA에서 소비자 스스로 주방위생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한 10개 조사항목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수정해 205명의 주부에게 설문한 결과, 냉장고 및 주방위생관리가 철저한 '상'등급에는 단 한명도 해당되지 않았고, 36.6%(75명)가 주방위생관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하'등급에 속했다.


 조사 항목별로 살펴보면, 고기나 생선 등의 남은 음식물은 실온에서 장시간 방치할 경우 음식속의 세균이 증식할 위험이 커 즉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데, '즉시 냉장고에 보관한다'는 소비자는 24.0%에 불과했고, 가장 많은 70.0%가 '실온에서 충분히 식힌 다음 냉장고에 넣는다'고 응답했다.


  주방 싱크대나 배수관은 음식물 찌꺼기와 물로 인해 세균이 왕성하게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식품과 주방용구 등을 오염시킬 수 있어 매일 소독해야 하는데도, '매일' 소독한다는 소비자는 12.2%에 불과했고, 심지어 1달에 1번 간격으로 청소한다는 응답도 16.0%나 됐다.

주부들의 냉장고, 행주 등 주방용구의 사용관리도 비위생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냉장고는 위생지표세균인 대장균군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장소로, 세제로 청소하고 살균·소독제로 소독해야 하는데도, 10명중 6명의 주부(65.2%)가 냉장고 청소시 소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태조사 결과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행주의 경우, 사용한 행주를 햇볕에 말리거나 소독을 하지 않고 '물기만 짠 채로 싱크대에 놔두거나 널어놓는다'는 소비자가 76.3%나 되었고, 44.8%의 소비자는 행주 소독횟수가 한달에 3번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다가올 여름철에 소비자들의 주방위생관리 인식 부족으로 인한 가정내 식중독 사고가 우려된다며, 관계기관(식의약청)에 식중독 사고 예방을 위한 연구 및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줄 것을 건의하고, 소비자들의 주방사용실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소비자들 스스로 주방위생을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을 소비자보호원 홈페이지(www.cpb.or.kr) 및 안전넷 (safe.cpb.or.kr)에 게재할 계획이다.
<조수경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