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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녹색경주에 뛰어들다

만리장성(중국).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눈부신 성장세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 지위에 오르는가 하면, 풍력발전 설비용량 증가세는 세계 평균보다 5배나 빠르다. 최근막을 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신에너지 산업 육성이 ‘저탄소 경제’와 함께 경제 구조개선의 뼈대를 이루는 정책방향으로 확정되면서 이 분야 낙관론은 더욱 세를 얻어가고 있다. <편집자 주>

 

탈피하기 힘든 ‘세계 공장’의 한계

 

유망미래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중국의 태양광 산업도 최근 10년간 무려 35배나 성장해 빛의 속도로 부상하고 있다. 2007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국으로 자리잡았고, 2008년에는 태양전지 생산량이 1.78GW로 세계의 2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국내의 태양광발전은 아직 태동단계에 머물고 있다. 2007년 기준 발전 설비총량은 세계의 1.2%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제조업체들은 생산한 태양전지의 98% 이상을 해외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 중국의 태양광 산업을 ‘삼두재외(三頭在外)’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이 해외에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자재도 해외로부터 조달해야 하고, 핵심기술도 해외로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태양전지 부문이 사실상 일종의 노동집약적인 부품 가공 기지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저렴한 노동원가에 의한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장해왔다. 그러나 국제시장이 점차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익성도 갈수록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 때문에 해외 수요 변화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유럽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변화가 산업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선진국들의 시장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무려 350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가 도산의 운명을 맞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로 대두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되면서 중국산 태양전지에 대해 EU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반덤핑 등 통상 분쟁을 제기했다.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시장에서 최근 태양광 발전 관련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한층 커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내수중심’의 성장으로 구조전환을 하거나 수출다변화, 브랜드 파워제고 등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중국의 태양전지 부문이 외부환경 변화에 휩쓸려 ‘반짝 성장’에 그칠지도 모른다.

 

태양광발전3.
▲중국 태양에너지 산업의 문제점으로는 불균형한 산업구조를 꼽을 수 있다

폴리실리콘 부문 이미 과열 상태 진입

 

중국 태양에너지 산업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불균형한 산업구조를 꼽을 수 있다. 산업 체인을 보면 중국 로컬 업체들이 거의 모듈과 전지 생산 등 중간 부문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생산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위로 갈수록 업체수가 적어지는 ‘피라미드’식 구조이다. 폴리실리콘을 대부분 해외로부터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부족으로 중국 태양전지 생산업체들이 전체 생산능력의 1/3 밖에 가동하지 못할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 때 kg당 500달러까지 치솟아 폭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정부가 폴리실리콘 산업을 ‘1호 공정’으로 지정하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LDK, Solarfun 등 기존의 잉곳 생산기업들도 폴리실리콘 제조 분야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방직, 유리 등 전혀 다른 분야의 기업도 폭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몰려들고 있다.

 

중국 5.
▲중국시장 폴리실리콘 수급 전망<자료:LG경제연구원>
그러나 무질서한 투자가 과열로 이어져 폴리실리콘 부문의 수급관계가 빠르게 역전되고 가격이 kg당 50달러로 폭락하였다. 2009년 중국 국내 신규 생산량이 1만톤을 돌파한 반면 실제 필요로 하는 폴리실리콘 7천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그림5> 참조).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 중인 프로젝트까지 합산할 경우 생산능력이 무려 14만 톤으로 2010년 글로벌 수요인 8만 톤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특히 기존의 태양전지 생산업체들이 대부분 공급부족 시절에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므로 향후 태양광산업이 빠르게 성장을 하더라도 로컬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영역 역량 부족

 

줄이어 폴리실리콘 분야에 뛰어든 로컬업체들에게 가격폭락 문제 외에 기술수준도 넘기 힘든 벽이다. 폴리실리콘을 추출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산된 제품의 순도가 낮은 반면 생산원가가 높은 편이다. 특히 폴리실리콘의 생산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배출되는데 전통적인 생산기술에만 의존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이러한 유독 배출물을 회수 처리하지 못해 ‘청결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히려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가장 자신을 가지고 있는 전지제조 부문은 어떨까? 중국 태양광 대표 기업 SUNTECH가 현재 대량 생산하고 있는 단결정과 다결정 실리콘 전지의 에너지 전환효율이 각각 19%와 17%에 달할 정도로 세계 정상 수준의 결정질 전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수준이 높은 CdTe 박막 전지의 경우 중국 기업의 평균 전환효율이 6%로 글로벌 기업의 11%와 아직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독자적인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핵심기술과 혁신능력의 부족으로 산업의 표준제정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정부의 지원 강도

 

아직 발전초기단계에 있는 태양광 산업에게 정부의 지원은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태양광 발전 보급은 주로 내륙 오지와 농촌지역의 전력난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지원 정책도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9년 6월에 ‘금태양’ 정책이 발표 된 후 5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해 총 투자액의 50%, 외딴지역의 독립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경우 최고 70%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내 태양 에너지 시장을 만들기 위해BIPV 지원에 중점을 둔 ‘태양 에너지 옥상(Solar roof)’ 계획을 마련했다. 상용빌딩 및 고급 아파트 BIPV 시장 확대를 통해 태양전지 부문의 내수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중국6.
▲중국 태양광 산업의 SWOT 분석<자료:LG경제연구원>
그러나 대체로 발전원가가 높은 태양에너지산업의 정책 우선순위는 풍력 등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인데다, 중복 건설 등 산업 과열에 대한 우려로 지원 강도를 높이는 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금태양 프로젝트가 발표되자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신규 프로젝트 신청이 쇄도하고 순식간에 정책 목표치를 초과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올해부터 금태양 정책과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는 ‘Solar Roof’ 계획을 철회하기로 한 것도 산업 발전의 속도조절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태양광발전소 급증에 따라 송배전 인프라의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등 풍력산업의 전철을 밟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 확정된 전력망 접속 가격(上網電價) 및 관련 보조금 제도의 미비가 중국 태양광 산업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설치 보조금은 물론 생산 전력 매입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중국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림 6>은 중국 태양광 산업의 현 위치와 전반적인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강·약점을 정리한 것이다. 비좁은 국내시장의 성장, 산업체질 개선, 합리적인 전력가격보조금 제도 마련 등이 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풍력5.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아직은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

중국은 코펜하겐 회의를 계기로 2020년까지 GDP 한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식 발표했다. 경제 고성장에 따른 에너지난(難)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사용비중 확대는 필연적인 대세이다. 즉, 중국정부의 정책 의지와 당위성 측면에서 신에너지 산업의 고성장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중국 신에너지 분야의 시장 성숙도가 아직 낮은 편이고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심상찮게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커진 덩치에 비해 내실이 허약하고, 양적인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질적인 성장은 미흡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과잉투자, 국내 시장 미형성, 인프라 부족, 기술력 저하 등 헤쳐 나가야 할 난제도 아직 산재해 있다.

 

따라서 단지 ‘녹색 성장’의 열풍을 타고 유망성을 근거로 한 섣부른 진출보다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발전단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례로 중국 태양광 발전의 경우, 국내시장 수요가 아직 미미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크므로 단기이익 실현이 쉽지 않다. 최근 미국의 First Solar는 발전 차액을 중국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협의를 전제로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서 서부 내몽고 지역 내에 2G 규모의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총규모가 크지만 실제로 2010년까지 30Mw만 건설해 시장 분위기를 살펴본 후 2015년 이후 본 게임을 시작할 예정이다. 풍력의 경우, 현재 발전과 설비부품 부문의 과열로 외자의 유망분야는 베어링 등 일부 고부가가치 부품에 국한되어 있다. 바이오 에너지의 경우, 연료 분야의 진입규제로 외자는 발전분야에서 규모의 경제확보를 통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론 다른 시각으로 보면 중국 신에너지 산업에서 존재하는 일부 문제가 외자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폴리실리콘 등 부문의 단기과열도 정책수단 및 시장 기능에 의해 몇 년 이내에 해소될 전망이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의 관점에서 현재과열로 인한 일시적인 단가하락이 오히려 시장 진입의 좋은 시기로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정책적 보완 등을 통해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가 점차 개선될 것이며 시장 질서도 차츰 확립되고 국내수요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태양광 전지 대표기업인 SUNTECH가 2006년 일본 최대 태양에너지 제조업체인 MSK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풍력발전의 선두주자인 Gold Wind도 독일의 VENSYS에너지를 사들이는 등 Leapfrog식 기술도약을 위해 중국 우량 기업들의 해외 M&A 움직임도 대두되고 있다. 이들이 한국기업의 경쟁 상대로 부상하면서 신에너지 분야의 경쟁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지피지기’의 자세로 차별화할 수 있는 분야로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단기 이익에 집착하기보다 멀리 내다보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썬 쟈 선임연구원] LG경제연구원

천수진  march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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