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거성 회장 (2).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 회장

[환경일보 박균희 기자] 한국투명성기구는 국제투명성기구 한국본부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 영역별로 실천할 적극적 과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쪽으로의 협력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투명성기구 김거성 회장을 만나 반부패활동과 그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세계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0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는 5.4점으로 세계 187개국 가운데 39위였다.

 

A. 한국의 CPI는 처음에 3.84점으로 시작해 5.6점까지 발전했다. 2008년도 CPI(2007년, 2008년 통합)점수가 5.6점일 때 이 추세가 계속 갈 것인지, 정체 혹은 꺾일 것인지의 문제에서 정체로 봤는데 결국 우려했던 방향으로 온 것 같다.

 

부패의 정도를 수치상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이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추세가 개선, 정체, 퇴보를 보는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약간의 기복은 있지만 그 이전부터 발전하는 추세가 약간 퇴보하는 경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Q. 청소년 교육을 강조하는 걸로 알고 있다.

 

A. 1993년 국제 투명성 기구 창립 이후 20년 가까이 기관 설치, 시스템 구축하는 방식으로 운동이 진행돼 왔다. 그것의 성과가 대단히 크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운동은 문화적인 힘, 즉 사람들의 생각 변화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은 내가 이사에 출마하면서부터 강조했던 것이고 그 일환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왔다.

 

국제투명성기구 아태지역 총회에서 결정한 2015년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TI) 전략의 포커스 중 하나가 자라나는 세대, 청소년이다.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에 포커스를 둔 점이 성과라 할 수 있다. 소위 제도만 가지고 해결한다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투명성기구의 청소년반부패네트워크 ‘청린’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청린’은 한자 맑을 ‘청(淸)’자와 영어 ‘clean’의 합성어로 대학생, 고등학생의 모임이다. 캠프, 답사를 통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부패 문제 환기를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설문형식이라 구호, 투쟁이 없어 사람들에게 반감이 없는 편이다.

 

청린 멤버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더 하자고 말할 정도로 활동을 즐기고 있다. 또한 한국투명성기구가 시민단체라 그런지 멤버 대다수가 스스로 문제의식이 있다.

 

한국투명성기구 인턴, 캄보디아 봉사활동 경험이 있던 기존의 학생들과 이번에 새로 모집한 학생들로 청린 1기가 구성됐다. 앞으로 프리허그(Free Hug), 소셜네트워크 등을 포함해 네트워크를 확장시킬 방향이다.

 

Q. 지난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부패척결을 위한 행동계획이 채택됐는데 앞으로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그 행동계획에 따른 실행여부와 어떻게 했는지의 레포트를 금년 G20에 제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예를 들어 G8의 경우 2004년부터 유엔반부패협약을 비준하기로 했는데 일본, 독일은 아직까지 안 했다. 하겠다는 약속이 아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9년 유엔 반부패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유엔반부패협약의 이행을 점검, 보고하는 리뷰 메커니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한 나라가 협약 이행을 보고만 하는 게 아니라 각국이 서로 점검하고 배우는 Peer Review(동료 검토)의 ‘효과적인(effective)’, 이행 보고서를 국민에게 전부 공개하는 ‘투명한(transparent)’, 그리고 시민사회와 언론, 기업 등이 참여하는 ‘포함적인(inclusive)’ 점검체계가 돼야 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최종적으로는 당사국이 이 내용들의 일부를 선택적 배제(opt out)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결의했다. 앞에서는 이 메커니즘에 찬성하며 뒤에서는 안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G20 부패척결 액션플랜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실행할 계획이라면 내년 2월 말까지 각 나라의 NGO, 기업 등이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일치됨을 보여줘야 한다.

 

Q. 우리가 학교, 가정교육을 통해 청렴성을 비롯해 도덕을 배우지만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A. 사회의 부패한 모습, 사건들을 보며 자라나는 세대들은 ‘나도 저렇게 부패하면 안 되겠구나’고 생각하는 동시에 ‘나도 저 방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라는 은연중의 잘못된 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부패는 필요악이라는 잘못된 공감대가 생기는 것이다. 청소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부패인식지수에서 상위권에 들어간 나라의 특징이 있다면.

 

A. 준법정신, 청렴성이 삶에 일부가 되는 문화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속을 하면 속력에 따라 벌금을 물지만 핀란드는 자기 소득에 따라 벌금을 낸다. 이는 돈으로 위세를 떨치고 법을 무시하는 자세가 안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사생활 침해라고 하는 기록물, 문서 접근권이 핀란드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일반인들도 정부 부처 문서실에 보관돼 있는 각종 문서를 무료로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다. 길거리의 노점상도 카드를 받아 소득을 숨길 수도 없다. 이런 점 때문인지 핀란드는 올해에도 국가 투명도에 있어서 또다시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Q. 다양한 부패의 형태와 행위자가 있는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

 

A. 거시적 부패다. 제도, 질서가 잘못돼 정당하게 가져할 사람이 박탈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 국제적 협력과 더불어 정부와 시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달라져야 한다.

 

swoo@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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