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관광지, 국가가 직접 관리·활성화해야

‘귀농은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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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농업과학원 김동헌 농업연구관
연어는 자신의 서식장소나 산란, 육아를 하던 곳에서 멀리 떠나와 성장한 후에도 다시 그 곳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귀소본능을 가졌다고 한다. 요즘 세간에서는 연어가 자신의 고향을 되찾아가듯 도심을 떠나 가까운 자연으로 돌아가 진정한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번잡한 도시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도시인들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농촌에는 인간의 원초적인 그리움을 간직한 많은 생활양식과 편안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있다. 이것은 인공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농촌만이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농촌의 가치를 어메니티(Amenity)라고 부른다. 어메니티를 느끼기 위해 많은 도시인들은 농촌관광을 희망하고 있고, 또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여러 농촌관광지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결국 가족끼리 한적하게 농촌관광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는 1900년대 중후반부터 정책적으로 농촌민박을 육성하여 활기를 잃은 지역의 황폐화를 막고 또 농촌에 남아있는 건축물과 문화도 적극 활용하여 많은 부가가치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정책적으로 농촌관광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농촌 관광지들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여 전국적인 연결망을 갖추어 관광지 홍보는 물론 농촌 주민들이 합동하여 농촌관광지로서 어필 할 수 있는 아이템 등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도우며, 품질관리와 예약시스템 등을 도입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또 그들이 더욱 질 좋은 농촌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외국관광객들에게도 우리나라 고유의 농촌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늘어나게 되어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으며 국가 수입의 일원이 될 것이다.

 

물론, 농촌을 적극적으로 상품화 하는 것은 단지 농촌의 소득을 얼마쯤 올려보자는 영리적으로만 생각할 차원이 아니다. 이 각박한 도심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들에게 기댈 수 있고 재충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터전을 보존하고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상생하는 관계라는 근본적인 깨달음의 차원이다.

 

이외에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농촌은 단지 ‘휴식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농촌을 곁에 두고 관심을 가져 소중히 가꾸어 주어야 한다. 산업사회로 인해 잊혀진 우리들의 농촌은 사람이 떠나간 만큼 수도 줄어들고 방치되어 많이 황폐화 되어 있다. 결국 우리가 곁에 두고 상생해야 할 자연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우리의 자연을 되찾기 위해,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농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민 67%가 은퇴 후 귀농을 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귀농을 함으로서 공해로 병든 도심이 아닌 우리가 살기에 적합하고 깨끗한 농촌에서 다시금 자신의 삶의 터전을 일궈나가 건강을 되찾고, 농사를 지음으로서 건강한 식탁을 누릴 수 있으며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서 도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다. 도시에 적응되어 야외활동을 잘 하지 않는 어린이들도 우리의 자연 속에서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배우고 농촌의 인정을 배우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귀농을 하게 되면 도심에서는 얻을 수 없는 건강함을 자연에서 맘껏 누림과 동시에 우리의 자연도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극심한 도시화로 인해 복잡하고 쉴 새 없는 도시로 변해버린 지금의 우리나라에게 필요한 것은 농촌과 같은 여유로움과 평온함이다. 이렇게 소중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농촌의 푸근함 을 알고,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가 남아있다면 한 번쯤은 자연으로 돌아가 우리들의 농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힘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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