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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조교수

 

상수원의 수질 악화와 수돗물의 수질 기준의 강화 추세에 따라, 기존의 정수처리 방식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으며 수돗물에 대한 높은 기대 수준을 부응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기존 정수처리 공정은 주로 탁도유발물질 등의 입자성 물질을 제거하고 병원성 미생물을 소독하는 기술이므로 맛·냄새 유발 물질, 신종 미량유해오염물질, 염소내성 병원성 원생동물 등이 유입되는 경우 처리효율이 제한적이다.

 

또한 기존 정수처리 공정은 유입 원수의 수질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항상 균일한 수질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으므로,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고도의 숙련된 전문 운전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정수장은 비교적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지역에 정수장을 설치하거나 확장하는 경우 소요되는 부지면적의 확보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신종오염물에 완벽하게 대응하고 수질변동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질의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는 집적도가 높은 고도정수처리 공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막여과를 이용한 정수처리 공정이 주목받고 있다. 막여과 공정은 1990년대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이 시작됐으며,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세계의 많은 정수장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현재 정밀여과와 한외여과 분야의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선진 막 제조사는 GE (시장점유율 22.4%), Siemens (18.2%), Asahi Kasei (17.7%), Norit (11.5%) 등이다. GE는 M&A에 의하여 확보한 막 제조기술과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시공, 유지관리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Siemens는 자체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어 및 설비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있는 막여과 시스템을 상품화하여 제공하고 있다. 반면에 Asahi Kasei와 Norit는 막모듈 제조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엔지니어링 회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정수처리와 하폐수 처리 등을 포함한 수처리용 정밀여과막의 세계시장은 2009년에 28억달러 규모이며, 2015년에는 3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에 수처리용 한외여과막은 2009년에 17억달러 규모에서 2015년에 2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GIA,Membrane Separation Technologies, 2009).

 

막여과 정수처리 설비분야의 세계시장은 2007년 1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향후 10년간 연 평균 21%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여 2016년에는 약 83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WI, Global Water Market, 2007).이에 따라서 전체 정수처리 분야 중에서 막여과 정수처리 분야의 시장비율도 2007년에 5%에 불과한 것이 2016년에는 17%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 전망되고 있다.

 

막여과 정수처리 설비시장을 세분해 보면, 막모듈 관련시장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분야가 44%, 스키드와 펌프 등의 장치관련 분야가 18%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막 제조분야 외에도 엔지니어링과 장치 분야 등이 막여과 정수처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막여과 정수처리 설비시장과 함께 시설의 운영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시장도 같이 성장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내의 막여과 정수처리 시장은 초기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전환되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막분리 정수처리 기술의 개발 및 적용이 시작되었으며, 2000년대에는 막분리 정수처리 기술의 중대형화 연구와 사업이 추진됐으며, 소규모 정수장 뿐만 아니라 중대규모 정수장에도 막여과 공정이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설로는 공주정수장(한국수자원공사, 30,000m3/일)과 영등포정수장(서울시, 50,000m3/일)이 있으며, 공산정수장(대구시, 40,000m3/일)은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에서는 막여과 정수처리 시장의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계속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막여과 정수처리 시장은 향후 10년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막여과 정수처리 시장이 성장하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학연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직까지 국내의 막여과 정수처리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이다. 특히 고성능의 정수용 막모듈 제조기술과 원수특성과 정수장 상황에 적합한 막여과 정수처리 공정 설계 및 운영기술은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할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현재 90% 이상이나 아직까지 급속 모래여과 중심의 공정으로 원수 수질의 악화나 다양한 오염원의 출현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부족한 실정이다. 막여과 정수처리 공정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최근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적인 시설 도입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막여과 정수처리의 핵심기술을 개발하여 국내 막여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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