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몸속에 쌓여 나를 망가뜨리는 중금속 

 

에코북
우리는 특이한 암의 일종인 중피종(中皮腫)을 유발한다는 석면에 대해 자주 듣는다. 이 석면은 건축 재료로 쓰였는데 아직도 석면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비단 석면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소리 없이 우리 몸속에 쌓여 일정 이상 축적이 되면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중금속들이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중금속들이 어떤 것이고, 그것들은 어떤 질병을 유발하며, 어떻게 하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이미 체내에 쌓인 중금속들을 어떻게 밖으로 배출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수은·납·카드뮴·비소 등의 중금속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그 외에 해로운 미네랄을 약간 다룬다. 앞서 석면에 대해 언급했다. 처음에 석면도 특정 기업에서 석면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작업을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석면 가루를 지속적으로 흡입한 사람들이 30~40년 후에 죽어가기 시작했는데 더 큰 문제는 그 가족까지도 사망에 이른 사례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해당 기업 주변에 살던 주민들까지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이것이 단순히 노동 재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어떻게 이런 중금속들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석면의 경우를 보면 호흡기를 통해 석면 가루가 체내에 쌓여 결국에는 암을 유발하게 된다. 다른 중금속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은·납·카드뮴·비소 등도 호흡기 또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물을 통해 우리 체내에 쌓여서 결국에는 중대한 질병에 이르게 되는데, 이 두 가지 사실이 충격적이다.

 

그러면 이 책에서 거론한 중금속들은 어떻게 체내에 축적되고 어떤 건강 이상을 일으키는가? 우선 수은의 폐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일본의 미나마타병을 통해서이다. 그것은 유기수은(메틸수은)이 뇌신경에 침범해 지각 장애, 운동 장애, 청각 장애, 언어 장애, 시야 협착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공해병이다. 환자에 따라서는 몇몇 증상이 겹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납은 어떤가? 납은 우선 책을 활판 인쇄로 만들던 시절 활판에 사용하는 문자를 납으로 만들었다. 또 화방에서 사용하는 그림물감 속에 납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물론 그림물감 속에는 비소 화합물, 카드뮴 화합물, 크롬 화합물 등을 함유한 것도 많다. 그리고 전에는 페인트와 휘발유에도 납이 상당히 함유되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납이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사실인데, 쓰레기 소각장 주변의 토양에 특히 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제는 많이 바뀌긴 했지만 수도관에서 녹아드는 납으로 인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수돗물에도 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불소에 유의해야 한다. 납은 어떤 장애를 일으킬까? 당장은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한창 성장 중인 어린이의 경우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뇌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은에 비해 공포감이 낮은데 사실 납은 매우 무서운 독성을 지닌 금속이다. 중추 신경에 작용해 정신 지체나 ‘학습 장애(LD)’, 또 요즘 학교에서 문제되고 있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등을 일으켜 신경질을 자주 부리는 아이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또 발작성 복통, 이른바 산통, 심하면 신경 장애·소화관 장애·피로감·불면·두통·관절염·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더 심하면 뇌염·치매·콩팥 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진짜 무서운 점은 몸속에 쌓이면서도 배출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그래서 다른 중금속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카드뮴은 유명한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킨 중금속으로 주로 임신부와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허리 또는 무릎에 신경통 비슷한 통증이 오거나 뼈가 약해져서 쉽게 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4월 경상남도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에서 이 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적이 있다. 카드뮴이 몸속에 들어가면 먼저 콩팥에 나쁜 영향을 미쳐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갑상선 장애, 골다공증 비슷한 상태가 되어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골절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조금만 움직여도 극심한 통증을 느껴 결국에는 점점 쇠약해지다가 죽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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