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섭[1]
무분별한 골재 채취로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건폐물 재활용 통한 사회·경제적 효과 기대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위에는 무수히 많은 구조물(아파트, 사무실, 도로, 교각 등)들로 구성돼 있다. 장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사람이 밀집해서 사는 지역의 경우에는 구조물 대부분이 콘크리트를 사용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한 콘크리트를 만드는 주재료는 골재인데 골재는 콘크리트 체적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끊임없이 만들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양의 골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골재는 하천, 바다, 육상 및 산림 등에서 채취하고 있다. 그 중 산림골재가 60% 이상이며 자갈은 95% 이상 산림에서 공급된다. 이러한 골재의 지속적·무차별적 사용은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문제가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산지골재 채취의 경우만 보더라도 토사붕괴방지, 산림 정수, 수원함양, 대기정화, 휴양기능 등 산림의 중요한 자원으로서의 역할에 상당한 악영향을 가져온다. 또한 이렇게 안타까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구조물은 수명이 다해 해체될 때도 폐기물로 배출돼 환경부하를 증대시킨다.

 

또한 골재와 관련된 사회·경제적 문제도 심각하다. 2002년 말 호남지역의 ‘골재 파동’이나 2004년부터 시작된 북한 모래수입에 대한 사회적 이슈 등 그 외에도 많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으며 이러한 사회·경제적 문제나 갈등은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볼 수 있기에 더욱 걱정이 앞선다.

 

사람들의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활동의 바탕이 되는 구조물의 건축과 생산을 일시에 멈추거나 줄일 수는 없겠지만 그 구조물의 생성과 소멸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대안의 하나로 순환골재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순환골재란 건설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벽돌, 폐블록, 폐콘크리트 덩어리 등 여러 가지 건설폐기물을 다양한 처리과정을 거쳐 일정한 품질기준에 맞게 재생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골재를 말하는데 우리의 기술은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일시에 다량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적정처리하고 천연골재의 대체자원으로써 활용 가능한 양질의 순환골재 생산을 유도해 국가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경제발전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에서 지난 2003년에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환경부에서 제정했는데 전체 폐기물 발생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폐기물의 효과적인 자원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른 폐기물과 달리 건설폐기물의 경우는 그 발생량이 크지만 순환골재로의 재활용 등 자원화 가능성은 매우 높다. 또한 우리의 세계 최고 기술력은 고품질의 순환골재 생산 및 수출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기업의 산업적 노력으로 2009년에는 건설폐기물 발생량의 70% 이상이 순환골재로 생산됐고 그 중 30% 정도가 고급용도인 도로 기층용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은 사회적 편익은 환경오염 방지 및 복구비용 절감 등 약 400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불법매립이나 부적정처리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아직은 이런 유용한 건설자원이 일부에서 폐기물로 인식되고 있음은 개인적으로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는 관련법이 제정되고 시행된 기간이 짧은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관련자료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국민들께 알리는 등 순환골재 사용촉진을 위한 정부의 해야 할 일들이 많아 보인다.

 

세계 일류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순환골재 생산기술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건설폐기물 발생 시 관련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분리 배출해야 하며 건설현장에서 품질기준에 맞는 순환골재만을 엄선해 사용하고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및 순환골재 생산업계에도 끊임없이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통해 천연골재와 비슷한 수준의 골재를 생산·공급해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도 순환골재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해 건설현장의 순환골재 품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순환골재가 다양한 건설자재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건설폐기물 고부가가치 자원화를 지속적으로 촉진하고 관련 민간시장의 활성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순환골재에 대한 인식이나 선입견을 개선하고 건설폐기물 재활용의 현장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최소한의 자원으로 만들어진 풍요로운 미래는 머지않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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