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 가둬두는 조력보다 환경부하 적어

한국, 플랜트·입지조건 좋아 성장 기대

 

전승수교수.
▲전남대학교 전승수 교수
[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면서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조류력과 조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류력은 조력과 달리 환경파괴가 적고 자연친화적인 발전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전남대학교 전승수 교수와 국내외 조류에너지 현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편집자주>

 

Q. 해양 신재생에너지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A. 해양에너지는 무한한 에너지 자원이면서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이상적인 지구에너지이다. 특히 조력에너지는 풍력과 달리 예측할 수 있어 전기에너지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하고 편리한 에너지 자원이다.

 

Q. 조력발전이 환경파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A. 조력발전이 이상적인 지구에너지임은 틀림없지만 생태파괴라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일반인들은 조력에너지에 조차에너지와 조류에너지가 있다는 사실과 그 실체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조력발전은 조차가 많은 곳의 넓은 연안이나 갯벌에 방조제를 쌓은 후에 밀물 때에 조수를 가둬 놓았다가 썰물 때에 해수를 낙하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강에 건설되는 수력발전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므로 조수 차를 이용한 댐(Tidal Barrage) 발전이라고 하며 그 특성상 주로 하구에 건설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구환경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환경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생태환경으로서 하구환경의 파괴는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력발전의 문제점이 있다.

 

Q. 조력발전 대안으로 조류발전이 주목받고 있는데,

 

A. 조류발전은 ‘tidal offshore turbine’이라고 불리는 조류발전기를 수중에 설치하는 것으로 밀물과 썰물 때에도 모두 에너지를 얻는 것으로 매우 효율이 높은 에너지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수가 자유롭게 흐르고, 퇴적물도 해양생물도 자유롭게 조류와 함께 이동해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조류발전을 할 때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적인 연구는 현재까지 없으나 미국의 East River의 ‘Verdant Power Project’에서 조사한 바로는 어류의 이동에도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점은 조류발전을 할 수 있는 해역이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조류발전기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점차 조류발전 가능 해역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모든 설비를 완전히 수중에 둬 표층으로 모든 선박이 항해하는 것도 방해하지 않는 형태의 방식도 개발돼 있어 조류발전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판단이다.

 

Q. 우리나라 조류발전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A.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조류발전을 통한 상업 발전을 계획 중이다. 현재 조류발전은 남해안 완도와 진도 2곳에서 추진 중이다. 특히 진도의 경우 레메텍 업체가 독일 지멘스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도 횡간수로에서는 300MW의 상업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큰 조류발전이다.

 

조류에너지 기술이 자체가 매우 신기술이다 보니 아직까지 기술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류발전은 풍력플랜트가 잘 개발돼 있어 기초 기술도 탄탄하고, 조류발전 입지조건도 좋아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발전 가능성도 크다. 이를 발판삼아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역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국가들도 플랜트나 팬(Fan) 등의 기술은 발전했지만, 입지 조건이 열악해 조류에너지 도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풍력발전 기술을 통한 플랜트 개발과 좋은 입지 조건을 바탕으로 국내의 조류에너지가 세계 신재생에너지를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국내 지형이 조류발전 입지조건에 좋은가.

 

A. 조류발전은 팬을 바다 깊은 곳에 설치하기 때문에 깊은 수심이 우선 필요하다. 또한 조류를 통해 에너지를 발생해야 하기 때문에 고르고 센 조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바다마다 특색이 있다. 서해는 섬이 많아 조류는 세지만, 수심이 얕고, 동해는 수심이 깊지만, 조류가 약하다. 조류에너지의 최적지는 남해다. 수심도 깊고 섬이 많아 조류가 세기 때문이다. 수심을 고려하고 팬의 직경을 고려해 발전기를 개발하고, 조류에너지 단지(Farm)를 구성한다면 충분한 에너지 효율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에서 현재 완도와 진도에서 상업 연구를 바탕에 둔 파일럿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조력과 달리 환경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미래지향적이며 발전가능성이 크다.

 

Q.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조력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A. 선진국 대부분이 조류발전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조력과 조류발전이 모두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또한 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가 도입되면서 기업들은 탄소 배출 감소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RPS 도입으로 인해 환경문제가 단순하게 탄소배출에 초점이 맞춰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조력에너지라고 해서 모두 다 연안을 파괴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지속할 수 있는 발전과 후손에게 자연유산을 물려줘야 하는 우리 세대의 의무를 내버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세계적으로도 상업조력발전은 프랑스 랑스(Rance)발전소가 1960년대 시작된 이후 전무하다. 조력발전에 대한 환경·어업·생태계 피해를 고려한다면 단순하게 탄소배출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환경부하를 고려한 조류발전 연구와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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