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레이더센터 설립 등 필수 기반시설 구축해

‘과학현업담당관’ 보직 통해 기관간 소통 추구

 

[환경일보 조은아 기자] 기상청은 지난 2009년 8월20일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석좌교수인 켄 크로포드 박사를 기상선진화추진단장에 임명하고 기상분야 선진화를 위한 변화를 모색한 지 2년을 맞이했다. 본지는 8월18일 기상청 다울관에서 진행된 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2년간의 활동사항과 성과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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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청은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석좌교수인 켄 크로포드 박

사를 기상선진화추진단장에 임명하고 기상분야 선진화를 위한

변화를 모색한 지 2년을 맞이해 8월18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자료=기상청>

Q 취임 2년, 그동안의 성과는.

 

먼저 한국에서 성공적인 임기를 보내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한국 공무원들을 만나면서 느낀 그들의 직업 윤리의식은 내 인생을 많이 바꿨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많은 일을 추진해왔다. 그 중 대표적인 성과로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기상으로부터 재난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상레이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상레이더센터 설립을 비롯해 기상청, 국방부, 국토해양부가 운영하는 기상레이더의 통합 운영, 기상레이더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국가기후자료센터 설립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재해기상상황 인지력을 향상할 수 있는 예보관 훈련프로그램 개발, 기상예보의 그래픽시스템 등을 도입·추진하고 있으며, 기상학을 현업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등의 ‘연구의 현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현업화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과학현업담당관(science and operation officer)’ 보직마련을 구성 중이다. 아울러 2020년 전 추진 예정 중인 것으로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경보시스템 개발 및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종합기상서비스 제공 등이 있다.

 

Q 최근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상재해 발생 시 부처와의 협업이 중요한데.

 

지난해 추석에 발생한 집중호우, 지난달 7월 폭우에서도 느꼈듯이 기상청과 방재기관과의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기상청도 초창기에는 방재기관과의 관계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예보관들이 아는 정보와 방재기관이 알아야 하는 정보가 연결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됐던 것들이다. 이에 사회과학자를 영입해 두 기관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현재 추진 중인 과학현업담당관이 그 역할을 담당해 기상청과 방재기관과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Q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1.5㎞ 해상도 예보모델을 개발했다고 들었다.

 

1.5㎞ 해상도 예보모델은 수평해상도 1.5㎞를 가지는 시스템으로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단시간에 재해를 유발하는 기상현상을 예측하기 위해 개발됐다. 예를 들어 1.5㎞와 12㎞짜리의 타일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12㎞ 타일의 경우 강수량은 맞는다 해도 위치는 틀릴 수 있다. 반면 그보다 작은 1.5㎞의 타일은 강수량과 위치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좀 더 정확한 기상정보를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경우 예측시간이 12~24시간 정도로 2~3일 내의 기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강도나 위치에 대한 예보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의 현업화가 완료된다면 최근 자주 발생되고 있는 집중호우에 대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이중편파레이더, 폭우예보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단일 전자파만으로 기상상황을 분석하는 기존 국내 레이더와 달리 2개의 전자파를 구름 속으로 쏴 입체적으로 비구름을 분석하는 이중편파레이더가 도입되면 강수추정을 70% 이상 개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 자료가 생성된다면 방재기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기상예보에서 정확하고 고품질의 정보를 생성해 내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전 세계 폭우예보의 경우 정확도를 0과 1로 평가했을 때 평균점수는 0.2 정도에 불과하다. 500㎜ 이상의 강수예측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폭우예측은 기상학자들도 어려운 부분이다.

 

레이더센터개소식3.

▲ 켄 크로포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지난 2년간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기상레이더센터

설립을 꼽았다. 사진은 2010년 4월 기상레이더센터 설립 기념식 장면 <자료=기상청>


Q 수문기상시스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한국의 경우 물분자가 하늘에 생기는 것까지는 기상청이 담당하지만 물이 땅에 떨어진 이후에는 국토해양부 등 수문담당기관의 업무가 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두 기관이 함께 업무를 담당한다. 수문기상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두 기관의 업무가 분리돼 기상청은 시작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향후 동네규모의 모델 개발, 국가수문기상센터의 설립 등을 통해 수문관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처음 부임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상예보관들의 잦은 보직이동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미국은 예보관으로서 30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포수와 투수에게 타자를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의 공직시스템 구조상 이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앞서 말한 과학현업담당관 제도를 통해 그런 부분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국민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산악지대가 많으며, 또한 날씨가 급속히 빨리 바뀌는 지형조건들을 갖고 있어 한국에서 예보를 하는 것은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예보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많지 않은 해양자료, 기상·기후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예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 어려웠다. 하지만 반면 직업의식과 열정은 이미 선진화에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기상청은 더욱 정확도 높은 예보와 기상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lisia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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