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에서 10월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중국시장 겨냥한 아시아의 특수성 세계에 선보여 

 

이동훈 교수
[환경일보 김경태 기자] ‘국제폐기물협회 세계대회(ISWA, International Solid Waste Association))’가 오는 10월17일부터 나흘간 대구시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40여개국에서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300여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며 국내 3개 학회의 추계학술대회와 함께 1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기술전시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서울시립대 이동훈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세계폐기물연합회는 199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설립됐으며 64개국에 걸쳐 1100개 단체와 1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대구 회의’는 폐기물 처리업체 등 에너지 관련 국제기업과 정부기관, 관련 학자들이 학술토론과 자료 등을 전시하는 국제 에너지 행사로 꼽힌다. 이 기간 참가자들은 폐기물에너지화, 폐기물과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녹색환경산업 등 폐기물 자원화를 위한 다채로운 학술행사를 펼치며 폐기물 활용방안 등 관련 세미나와 산업시찰, 전시회 등도 함께 열린다.

 

3개 학회 공동 학술대회 개최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서울시립대 이동훈 교수는 막상 유치를 하고 보니 지방의 인프라와 산업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에 놀랐다. 100개 이상의 기업유치를 통한 다양한 폐기물 기술을 선보이려 했으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참여할 환경산업체 숫자가 생각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에 기반을 둔 대기업 역시 생각 외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대회를 진행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지방의 환경산업 기반이 이렇게나 열악하다는 것에 놀랐고 대기업들의 미온적인 태도가 힘들기는 했지만 환경부와 함께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의 공공기관,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와 GS칼텍스, 포스코건설 등의 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ISWA 2011에는 폐기물자원순환학회, 유기성자원학회, 열환경학회 3개 학회가 공동으로 추계학술대회를 동시 개최하며 환경부가 후원하는 그린 에코노미 포럼과 공무원연찬회 등 부대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독일 비협조, 전화위복으로 삼아

 

가장 중요한 ISWA 본 대회에는 300편 이상의 논문이 제출됐는데 이 과정에서 또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논문과 등록자를 모집하던 시기에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방사능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참가를 꺼리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관련 논문을 많이 발표하고 있는 독일이 논문을 한 편도 제출하지 않아 곤란함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이동훈 교수는 오스트리아의 빈에 있는 ISWA 위원회에 ‘독일이 보이콧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결국 독일의 논문 접수는 1편에 그쳤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미 작년 말부터 EU가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ISWA를 한국과 아시아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회로 만들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독일 대신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아시아 지역에서 제출한 논문이 전체의 70%나 차지할 정도였다.

 

이 교수는 “차라리 잘된 일이다 싶었던 것이, 이제는 유럽 등의 선진국 기술을 흡수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과 일본의 기술력도 이미 상당한 수준이고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많은 논문이 제출돼 역대 대회 논문 제출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질과 양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특별 세션(Special Joint Seminars)에 집중해 8개 분야에서 각각 4명씩의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을 초청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와 공공기관, 과학기술인총연합회의 ‘세계 석학 초청비용부담제도’가 큰 도움이 됐다. 8개 주제는 각각 ▷ ODA(경제개발원조) 사례 ▷ 3R의 경험 공유 ▷ 가전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과 재활용 ▷ 지속가능한 매립지의 역할 ▷ 에너지와 관련 이슈 ▷ 지진과 홍수 등의 재난 폐기물 ▷ 새로운 폐기물 관리의 기술과 관련된 2개 세션이다. 이외에도 일반 세션에서도 25개의 주제별 이슈가 선정됐으며 구두발표도 예정돼 있다.

 

특히 ODA와 관련해 이 교수는 “우리가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시기적절한 주제이며 개도국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폐기물 분야에서도 기껏 지원해놓고 현지 사정과 맞지 않아 쓰레기로 전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일본, 독일 등의 사례와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립장 사진.

▲ ODA 지원을 막 시작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환경기초시설과 관련 개도국의 요구와 처한

현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시회 100개 부스 이상 참여

 

집행위원장으로서 신경을 많이 쓴 것은 특별 세션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독일 함부르크 대회에 참석했던 이 교수는 유럽의 경기가 극히 나빠 기업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했던 것을 보고 ‘우리가 진행하는 기술전시회만큼은 폐기물 기술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해 현재 80개 부스를 확보했으며 최소 100개 부스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역대 최대의 전시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번 ISWA 2011의 기조발표에는 색다른 인물이 눈에 띈다. 전 일본폐기물자원순환학회장인 히로시 타가스키(Hiorshi Takatsuki) 교수는 폐기물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만화가이기도 하다. 교토대학의 명예교수인 히로시 교수는 재활용과 관련된 내용을 만화로 펴내 2000년 ISWA 저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내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도 만화를 통해 폐기물 재활용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이 교수는 “나도 2000년대 초반에 히로시 교수의 만화를 보면서 상당한 지식을 쌓았다. 전문가로서 연구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환경 커뮤니케이션에 공헌하는 등 훌륭한 사회적 활동을 했기 때문에 기조 발제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번 ISWA 2011의 주제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폐기물 관리’다. EU와 EU 외 지역에서 번갈아 개최되며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에 이은 3번째다. 환경은 물론 경제와 사회인식, 그리고 우리나라 폐기물학회의 연구와 공헌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다다르지 않고서는 개최하기 어려운 대회다. 이 교수는 “이제 우리나라도 이 정도의 대회를 개최할만한 위상을 갖게 됐다”며 “환경과 경제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국익에 도움될 수 있도록 폐기물 관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행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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