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한선미 기자]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재산피해와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던 서울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은 폭우와 배수로 막힘으로 결론 내려졌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은 산사태 원인으로 지목됐던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도 산사태와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울시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은 조사결과를 통해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가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집중호우와 높은 지하수위, 토석과 유목에 의한 배수로 막힘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군부대를 현장 조사한 결과 군부대 도로, 헬기장, 배수시설 등 내외부 시설은 건전한 상태로 군부대 경계부 소규모 사면붕괴가 발생해 석축, 철책 등이 유실됐으나 이를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군부대에서 피해지역으로 유출된 물의 양은 래미안 3.85%, 형촌마을 3.41%로 나타났으며, 신동아아파트와 전원마을에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붕괴토사량에 대비한 군부대의 유실토량도 래미안아파트 쪽 3.13%, 신동아아파트 쪽 0.6%로 집계됐다.

 

우면산 산사태는 기본적으로 7월 26일 16시 20분부터 27일 07시 40까지 서초 230mm, 남현 266.5mm의 호우로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후 1시간 동안 서초 85.5mm, 남현 112.5mm가 내림에 따라 지반붕괴가 발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토사유실 방지에 주력

 

래미안아파트,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상부에는 법면 붕괴 및 토사유실 방지에 주력하고, 계곡 중앙부 바닥에 충분한 침식 방지용 수로를 설치하도록 제안했다. 계곡부에는 유속이 감소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고 하부에는 중력식 사방시설과 침사지를 설치할 것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특히, 남부순환로로 유입되는 유량의 원활한 배수를 위해 충분한 용량의 배수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원마을은 상부 법면 토사유실 방지시설 및 토석류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산의 인접부에 설치된 배수로 선형조정 등 원활한 배수체계를 확보하도록 제안했다.

 

형촌마을은 상부가 계곡이 좁고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므로 적절한 지점에 슬릿댐과 중력식 사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제안했다. 생태저수지는 철저한 조사, 설계, 시공 및 관리를 통해 사방댐의 기능에 저수기능을 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서울시내 산 전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산뿐만 아니라 주택지 인근 절개면, 옹벽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 위험등급별 평가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도록 요구했다.

 

시민단체, ‘하나마나 한 조사’

 

반면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서울시가 이번 산사태를 천재로 원인을 돌리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반론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하나마나 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구체적인 원인 조사와 땜질식에 그친 대책을 지적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정말 서울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우면산의 집중 강우를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산사태 예방 대책이 적정했는지, 사태에 즈음해 서울시와 지자체들의 적절히 대응했는지 등이다”라며 “직접적인 산사태 원인이 된 수많은 공사들이 어떻게 승인되고, 방치되었는가 이다. 나아가 이들 문제점들에 맞춘 각각의 대책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최광빈 국장은 “산사태 피해지역에 대한 복구사업을 차질 없이 완료하고, 서울시 전체 산에 대한 일제조사에 따른 적극적인 예방사방사업 추진을 통해 산지재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서울시로 가꾸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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