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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지는 글로벌 환경규제

그린 솔루션.

▲선진국의 환경규제에 맞서 개도국들도 자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유무역의 새로운 장벽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트-교토협약이 난항을 겪으면서 글로벌 환경규제의 추동력이 약화되는 반면 현재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자신들의 규제 규범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규제의 진화가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들은 자국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규제로 채용하며 이를 글로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개도국들에서도 자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환경규제를 도입하며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편집자 주>

 

환경 규제의 틀은 날로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위협이 되기 전에 새로운 환경규제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차원의 환경 관련 규제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산업화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환경규제가 등장했고, 이것이 다시 글로벌 환경규제로 발전해왔다. 그런데 최근 각국이 앞다투어 환경 규제를 발전시키면서 글로벌 환경관련 규제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특히 개도국과 선진국들의 환경 기준 및 환경 장벽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합종연횡에 따라 전혀 새로운 형태의 환경 규제도 나타날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글로벌 환경 규제를 주도해오던 국가들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대표적이었다. 이들이 환경 규제에 나서게 된 이유는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자국민의 피해에 대한 대비가 시작이었다. 산업화에 따른 환경 재앙의 시작은 스모그와 함께 나타나기 시작한다. 먼저 영국의 런던, 미국의 피츠버그, 독일의 루르(Ruhr) 지방 등 고전적인 산업화 지역에서 이산화황 등 산업화 과정에서 생겨난 스모그(smog) 현상으로 대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며 환경 규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영국에서는 1952년의 런던에서 발생한 대 스모그 사태(the Great Smog of 1952) 이후 1956년 청정대기법안을 제정했으며, 독일에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철강, 석탄 공업지역이던 루르 지방의 스모그 이후 1962년 처음으로 배출규제법안을 제정했다.

 

자유무역 가로막는 장애물 역할도

 

선진국들이 자국 산업에 제시하던 환경 규제의 기준은 점차로 각종 화학 유해물질 및 중금속 규제, 그리고 대기오염이나 수질 오염에 대한 규제로 확산됐다. 또한 이런 자국 내 규제들은 상품의 글로벌한 이동과 함께 국제 무역에서도 적용돼 교역 상대국에 대한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역 상대국에 대한 자국 기준의 강요는 자유로운 국제 무역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돼 국제 분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교역 상대국에 대한 자국 기준 강요는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참치캔 규제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참치캔 규제는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참치캔에 대해 참치 조업과정에서 혼획되는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돌고래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실시한 것이다. GATT에서 부당한 조치로 금지 판결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미국 상무성에서는 돌고래에 안전한 어획방식을 사용해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 고유의 돌고래 안전(‘Dolphin Safe’) 라벨을 사용하는 등 국내법에 따른 제재 방침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GATT의 개입으로 자국 환경 규제의 글로벌화에는 실패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행사9.
▲EU,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자국민의 피해에 대비해 환경규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글로벌 규제, 몬트리올 의정서

 

본격적인 글로벌 환경 기준의 대표적 사례로는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1987년)를 들 수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환경 규제로 평가 받고 있으며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른바 프레온 가스(CFCs), 할론 등과 같이 주로 에어컨, 냉장고 등의 냉매류와 스프레이 등에 사용되는 화학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는 의정서를 비준하지 않은 비당사국에 대한 무역규제조치까지를 포괄하는 강력한 글로벌 규제이지만 역설적으로 몬트리올 의정서가 수출입 규제에 직접 적용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각국이 무역규제에 충분히 대비해 해당 규정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효과는 강력해 당사국들이 1999년까지 염화불화탄소의 생산 및 소비를 50%로 감축하도록 강제됐으며 이후 강화된 조치에 의해 2000년에는 염화불화탄소 사용은 완전히 금지됐다.

 

이후 글로벌 환경 규제는 교토 협약으로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포스트-교토 협약의 진전이 부진하면서 새로운 글로벌 환경 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환경 관련 규제가 일반화되기는 했지만 각국별 규제 또한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각국별로 진행되고 있는 최근의 규제는 자국 기업의 상황을 고려한 국가별 전략의 차이에 따라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선진국 환경 기준의 특징은 대부분 자국 선진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규제로 확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주요 선진국들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프레온 가스 사용을 일찌감치 중단한 SC 존슨사의 사례와 디젤분진필터를 개발한 푸조사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미국의 화학회사 SC 존슨사는 자사의 대부분 스프레이 제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오존층 파괴의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가 제시되자 몬트리올 의정서라는 글로벌 협약이 제정되기 12년 전, 그리고 미국의 프레온 가스 규제가 만들어지기 3년 전에 이미 자발적으로 해당 제품 출시를 중단했다. 이러한 업계 최초의 노력은 추후에 미국 정부의 금지조치와 글로벌 협약을 통해 인정받게 됐다.

 

버스 매연.
▲환경규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의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과 정부의 협력 강화

 

다음으로 프랑스의 푸조 자동차사는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DUH(Deutsche Umwelthilfe), 유럽 자동차 소비자 단체인 ADAC 등에서 디젤 자동차의 분진에 의한 폐암 발생 등 다양한 피해를 지적하자 분진 제거장치 개발를 개발해 2000년부터 시장에 출시했다. 초기에는 추가 설치 비용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우려됐으나 뛰어난 분진 제거 효능이 알려지고 환경단체의 압력과 정부의 규제 및 인센티브 강화에 의해 큰 시장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유럽연합에서는 2001년 유로 3, 2006년 유로 4 등 점차로 강화된 규제를 실시했고,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도 자체 환경 기준을 강화하며 이러한 기준을 조기에 달성하거나 해당 필터를 추가로 장착한 차량에 대해서 최대 300유로까지의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결국 푸조사는 선도적인 환경 문제에 대한 조기 대응으로 정부의 규제 채택과 함께 일종의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톱 러너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일본의 톱 러너 프로그램은 어느 한 기업의 기술을 국가에서 채용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관점에서 최고의 효율을 보이는 기업의 기준을 톱 러너 기준으로 해 다른 기업들에게 일정한 시간 이내에 동일한 수준을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선진국들의 기업들에서 초기에 성취된 혁신(적 제품)들은 국가에 의한 새로운 규제 틀로 정립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개도국 기업 등 새로운 진입자들에게는 일정한 진입장벽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리=김경태 기자·자료=LG경제연구원>

김경태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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