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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조원 규모의 최대 개발사업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갚지 못해 첫 삽도 뜨지 못한채 6년만에 최종부도를 맞이했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박종원 기자 = 30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의 개발사업으로 꼽혔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첫 삽도 뜨지 못한채 6년 만에 최종부도를 맞이해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51만5483㎡에 30조원을 투입해 초고층 빌딩 23개를 세우는 등 최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부도는 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가 13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의 납부에 실패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사실화됐다.

 

특히 이번 부도로 인해 수년간 집을 매매하지 못하고 빚으로 생활을 꾸렸던 서부 이촌동 주민들이 경매에 내몰릴 위기에 처했으며, 사업에 직접 참여한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의 피해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책임 소재를 따지는 법정 공방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서부 이촌동 주민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도로 인해 다음 달에 사업 지정마저 취소될 위기에 놓여 보상받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 중 절반 이상은 개발 후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평균 3억4000만원 이상을 대출받아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주민들이 대거 경매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주민들은 15일 드림허브 사무실 앞에 모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할 예정이다.

 

드림허브 출자사들은 지금까지 투자한 4조원 중 자본금 1조원 가량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그동안 쓰고 남은 자본금은 9억원에 불과하며,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자본금 2500억원, 2대 주주 롯데개발관광도 151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공공기관의 피해도 크다. 국민연금공단은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을 통해 1250억원을,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는 490억원을 각각 자본금으로 투자했으며, 푸르덴셜부동산투자, 삼성생명, 우리은행 등의 금융권도 2365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더욱이 건설사들은 초고층 빌딩과 호텔, 고급 아파트 등의 시공권은 물론 투자금까지 모조리 날릴 위험에 처해있다. 특히 투자 자본금 64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은 2011년 현대건설과 경합 끝에 1조4000억원대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투입한 청약금도 날릴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용산 사업은 앞으로 법정관리를 통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코레일이 땅을 환수해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거나, 정부가 개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pjw@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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