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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복지 노원, 세계적 환경도시 꿈꾼다


에너지 기술 총망라해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실현
구청 문턱 낮춰 소통과 구민 참여의 기회 열어 

 

[환경일보] “내 아버지는 낙타를 탔고, 나는 롤스로이스를 타고, 내 아들은 제트기를 타지만, 내 손자는 다시 낙타를 탈 것이다”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속담이 있다.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썼을 때 우리가 예상치 못한 어느 순간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얘기다. 이와 같은 미래 환경 대응에 세계적인 생각을 가지고 발 빠르게 준비하는 자치구가 있다. ‘녹색은 미래’라는 과감한 슬로건을 내걸고 ‘환경’과 ‘사람’에 주목한 서울특별시 노원구 김성환 구청장을 만나 그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기후변화 시대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당면 과제가 됐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다양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다양한 구정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노원구는 환경이 바로 미래로 가는 길이라고 외치고 있다.

 

인구 58만명, 주택단지가 옹기종기 모인 ‘노원마을’의 리더 김성환 구청장은 민선 5기의 성과를 인정받아 민선 6기 재선에 성공해 현재 ‘교육중심 녹색복지 도시’를 구체적으로 다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김 구청장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제5대 서울시의원을 거쳐 2010년부터 노원구청에 몸담고 있다.

 

▲ 서울시 노원구 김성환 구청장  <사진제공=노원구청>

리더에 따라 작게는 조직의 성격이, 크게는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것을 현실이나 역사 속에서 종종 봐왔다. 노원구청의 한 공무원은 “김성환 구청장님이 노원구에 온 뒤로는 공무원들도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용어도 익숙해졌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책이 빽빽이 들어선 책장이 눈에 띄는 집무실에서 만난 김성환 구청장은 작은 체구지만 강단 있는 말투로 소신 있게 얘기를 해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행복한 노원 ‘구민의 집’ 만들 것
김성환 구청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노원 ‘구민의 집’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소통과 합의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복지 허브화 추진,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과 실천을 지역에서부터 먼저 실천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의 공언은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매니페스토 수상을 하는 등 ‘약속을 지키는 구청장’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매니페스토(Manifesto)란 출마자가 유권자에게 책임 있게 약속하고, 유권자들은 출마자가 약속을 잘 지키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평가하는 운동을 말한다.

 

김 구청장은 ‘2014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선거공약서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힘을 싣게 됐다.

 

김성환 구청장이 액션플랜을 잘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구청의 문턱을 낮추고 주민들의 가려운 등이 무엇인지 소통하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통의 시대에 김 구청장은 구민들과의 소통에 있어 ‘전면돌파형’이라고 소개했다.

 

제로에너지 주택시대가 열렸다

그는 “내가 재임 이전의 노원구청은 구청장실을 찾아오는 길의 철문이 굳게 닫혀 철옹성이나 다름없었다”며 “구청장이 되자마자 언제든지 구청장이 필요하면 찾아오라는 의미로 철문을 활짝 열었고 민원이 있으면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노력 한다”고 말했다. 설령 바로 답을 주지 못하더라도 들어주는 것만이라도 구민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9월부터 개인이나 단체 등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민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했다”며 “눈높이를 맞춘 만남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 강화뿐만 아니라 구정에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공동주택이 82%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분기별로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와의 간담회도 갖고 입주민의 불편과 애로사항을 들으며 자유제안을 받고 있다.

 

노원구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교육중심 도시를 떠올리지만 최근 노원구는 ‘국내최초 국민임대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구현’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에너지 절약기술을 총망라한 꿈의 하우스 실현이 머지않은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제로에너지 주택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도시·건축의 미래 모색이 중요한 과제로 급부상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등 에너지 위기 대응에 부합된 친환경 건축이 각광받고 있다. 그 선두주자로 나선 노원구는 서울시, 명지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제로에너지 주택 최적화 모델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 사업을 따내 지난해 11월25일 첫 삽을 떴다.

 

국내 첫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착공

 

▲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국민임대주택 실증단지 조감도 <사진제공=노원구청>



제로에너지 주택은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냉난방, 온수, 조명, 환기 등 필수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실증단지는 노원구 하계동 251-9번지에 연면적 1만7729m2, 총 121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2016년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다. 

 

단지는 패시브(Passive)공법인 고성능의 단열, 기밀, 창호 등의 자재와 열회수 환기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하고 액티브 기술인 태양광전지판, 지열히트펌프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해 제로(Zero)에너지를 구현한다.

 

김성환 구청장은 “영국 런던 남부 외곽에 위치한 주거단지인 ‘베드제드’는 주택부분 에너지 제로 하우스에 근접한 대표 사례로 인정받고 있는데 노원구 역시 대부분 주택단지로 구성돼 주택단지에서 에너지 절약을 하지 않으면 화석연료를 줄이기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이에 따라 한국형 베드제드 사업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 비슷한 시기에 국토교통부에서 에너지 제로 실증단지 사업을 공모했고 우리 구는 세종특별시, 대구광역시 등과 함께 응모한 결과 매우 근소한 차이로 최종 사업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고 전했다.

▲ 제로에너지 선두주자로 떠오른 노원구는 지난해 11월

25일 제로에너지 주택 착공식을 열었다. <사진제공=노원구청>

그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초기 건축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섣불리 엄두를 못 내고 주민 동의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면, 방향을 잡아 결단을 내리고 총대를 매야한다”고 조언했다.

 

실험용 주택 지어 주민 교육 프로그램 운영
앞서 노원구는 2억9000만원을 들여 노원구 하계동 251-8번지 골마을근린공원 내에 제로에너지 실험용(Mock-up)주택을 준공해 미래형 에너지 하우스를 미리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지붕과 외벽에 일체형 태양광 전지판 26장을 설치해 연간 5200kwh를 생산할 수 있어 25평 가정집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연간 3600kwh보다 많아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

 

또한 실험용 주택 관람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원구는 구 소속 지원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 주택 실증단지 건립 취지, 목적 및 필요성 ▷국내 및 해외 유사 사례 등에 관한 이론교육 ▷제로에너지주택 홍보 영상 시청 ▷단열문, 열교차단, 폐열회수환기장치, 태양광발전 및 지열 복합에너지시스템 등 제로에너지 주택의 에너지 적용기술을 소개하는 관람(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노원구의 제로에너지 주택단지가 대한민국 건축사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의 베드제드, 독일 프라이부르크 주거단지와 같은 세계적인 환경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원구는 제로 에너지 주택처럼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녹색이 미래’라는 이름하에 에너지 전환, 친환경 도시농업, 자원순환 마을, 생태환경 교육 등 많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환경 분야의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2월26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주최한 ‘대한민국 녹색기후상’에서 서울시 유일 자치부문 우수상을 수여받았다.

 

“생각은 세계적으로 하고(Think Globally),
행동은 마을에서 하라(Act Locally)”

 

서울시 유일 자치부문 ‘녹색기후상’ 수상
배경에는 서울시 최초로 아파트 베란다 미니태양광을 보급하고 전국 최초로 CO2 제로 노원에코센터를 건립하는 등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주민 참여 및 지역공동체 활성화 공간 조성이 우수한 공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 구민들이 제로에너지 주택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실험용

주택을 지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노원구청>

김 구청장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물 쓰듯 한 결과 기후변화 대혼란을 초래했고 이제 우리는 ‘공존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지구촌과 국가, 마을 단위 등 모든 곳에서 새로운 생활방식을 작은 것부터 교육하고 참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1회용품 안 쓰기,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등 생활습관의 변화는 불편함을 가지지만 지구와의 공존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구청장은 “올해 노원구는 ‘지속가능한 태양의 도시 노원’ 만들기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통한 자원 재순환 시스템을 구축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부 내용으로는 ▷에너지 제로 하우스 실증단지 건축(2016년 완공 목표) ▷아파트 베란다 미니태양광 보급(2018년까지 전체 가구 10%인 1만5800가구 보급) ▷경춘선 폐선부지 공원 조기 완공 ▷음식물쓰레기 50% 감량 추진 ▷1가구 1텃밭 가꾸기로 도시농업 활성화 추진 ▷중랑천 힐링 숲 조성 등이 있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달성정책인 발전차액지원제도(FIT)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두고 여전히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의 RPS를 도입이 재생에너지 발전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 흐름과 역행하는 재생에너지 정책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FIT가 입법화된 뒤 2011년까지 시행되면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2010년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수단으로 RPS가 채택되면서 FIT는 일몰제로 사라지게 됐으며 RPS시행과 관련해 현재까지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담 중인 김성환 노원구청장(좌)과 본지 김익수 편집대표(우) )   

김 구청장은 “햇빛이 많은 마을은 태양광을, 바람이 많은 곳은 풍력을, 산림자원이 많은 곳은 바이오메스를 에너지화 하는 등 재생에너지는 특성상 분산형·자립형 에너지이기 때문에 자립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FIT를 통해 초기 투자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FIT가 중단되고 RPS가 도입되다 보니 마을단위로 확산돼가던 재생에너지 사업은 사실상 중단돼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혈안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4월 서울에서 ‘2015 이클레이 세계도시기후환경총회’가 개최되면서 지속가능도시의 미래에 대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대책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저출산의 큰 원인은 고용시장의 불안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맺음말을 통해 “‘생각은 세계적으로 하고(Think Globally), 행동은 마을에서 하라(Act Locally)’는 슬로건은 주민 밀착형 행정이 요구되는 구청장에게 공감 가는 표현”이라며 “마을, 즉 지자체에서 먼저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 국가 에너지 정책을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담=김익수 편집대표, 정리=박미경 기자>

 

glm26@hkbs.co.kr 

박미경  glm26@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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