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5월에 벌써 폭염주의보가 내렸고,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가 때 이르게 출몰하고 있다. 해파리는 기후변화로 한반도 주변 수온이 상승하면서 몸집이 커지고 개체수도 늘어났다. 매년 동중국해 이어도 해역에서 해류를 타고 한반도로 향하는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해역 1헥타르(㏊)당 최대 76개체로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해안에 출몰하는 대표적인 강독성 해파리로 쏘이면 심한 통증과 함께 부종, 두드러기 등이 발생한다. 독성은 덜하지만 근해에 서식하며 어구 손상 등 피해를 입히는 보름달물 해파리도 최근 수온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경남 연근해 등 33개 지역과 전북 군산 및 새만금해역, 전남 고흥 득량만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중순부터 해파리 피해 대책본부를 조기 가동해 지자체 및 국민안전처 등과 공동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해파리 발생시 조기 발견과 신속한 방제를 위해 국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므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운행하고 있는 ‘해파리 신고 앱’ 및 전용 전화를 통해 발생 시 신속히 신고해 주기를 당부하고 있다.

피서객들이 해파리를 만나면 일단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맹독을 가진 해파리에 쏘이면 염증과 함께 통증, 홍반, 상처, 부종, 발열, 근육마비를 수반하고, 심각한 경우 호흡곤란 증상까지 발생한다. 해외에서는 맹독 해파리에 쏘여 사망하는 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물놀이는 절대 혼자 하지 않는 것이 좋고. 만약에 해파리에 쏘이면 주변 사람들이 환자를 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안전요원과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응급처치도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환자의 환부를 살피고 해파리 촉수가 남아있는 지 확인해 바닷물로 씻어 흘려보내거나 카드, 나무젓가락을 활용해서 쏘인 반대 방향으로 긁어서 제거하라고 권한다.

민물이나 생수로 환부를 씻어내는 행위는 통증을 가중시키고 환자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킨 뒤 호전되면 좋지만, 환자가 계속 호흡곤란, 메스꺼움 증상을 보이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피서객들은 여행가기전에 미리 뉴스와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고 해파리가 출몰하는 해안인지 아닌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노무라입깃 해파리를 먹었고 현재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이전에는 다른 해파리를 염장 처리해 시판했지만 인건비 상승과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폐업해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 1월 국립수산과학원이 염장처리로 노무라입깃 해파리의 독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가공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다양한 식품을 개발 중이라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해파리가 조기 출현하고, 몸체도 더 커지고 피해도 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의 기후환경을 극복하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도록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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