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케이웨더] 최유리 기자 =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흔히 장마철이라고 하면 하루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모습을 상상하겠지만 올해 중부지방은 보슬비 정도가 잠시 내렸을 뿐 비다운 비는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장마는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의 여름에 걸쳐서 동아시아에서 습한 공기가 전선을 형성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특유의 기상 현상이다.

장마철에는 장마전선이 형성된다. 우리나라 남쪽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 또는 대륙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덥고 습한 공기를, 오호츠크해 고기압은 차고 습한 공기를 머금고 있는데, 이 두 고기압이 만나거나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이 만날 때 긴 장마전선이 형성된다.

시기적으로는 장마철인데 비가 없거나 비가 적은 날씨를 ‘마른 장마’라고 한다. 장마전선이 평년에 비해 우리나라에 접근하지 않거나 활동이 약하면 마른장마가 된다. 우리나라가 북태평양고기압이나 중위도고압대에 완전히 덮였을 때 많이 나타난다.

장마철인데도 올해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 이유는 장마전선을 북상시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래 장마철이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부지방까지 올라와 한반도 부근에 머물던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나 오호츠크 기단과 세력 다툼을 벌이는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해 장마전선을 좀처럼 중부지방까지 밀어 올리지 못한 것이다.

1년 중에 한반도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가 장마 때다. 많은 곳은 통상 6월 말부터 7월말까지 한 달 정도에 1년에 내릴 비의 절반 정도가 이때 내린다. 그러나 지난해 장마 시기에도 남부지방은 비가 조금 내렸지만 중부지방은 평년 강수량에 못 미쳤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장마전선이 제주도와 경남, 전남 등 남해안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고 중부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에 마른장마까지 겹치면서 이로 인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마른장마 속에 경기 서해안과 섬지역의 가뭄이 가장 심각해져 한창 무성해야 할 식물들이 영글지 않고 밭고랑도 습기가 없이 바짝 말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화도의 7월 강수량은 7.5㎜, 백령도는 불과 3.2㎜로 평년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 가뭄과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 기상 현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자원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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