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중국 톈진항에서 물류창고가 폭발하면서 청산소다라 불리는 맹독성 물질 시안화나트륨이 유출됐고 중국은 물론, 국내에도 불안감이 고조된 바 있다. 시안화나트륨(NaCN)은 금속 도금이나 광석 제련, 살충제 등에 쓰이는 독성 물질이다. 물과 접촉해 기체화되면 독가스(시안화가스)가 되고, 물에 완전히 녹으면 시안화물 성분이 담긴 오염수를 만들어 인체에 치명적이다.

중국발 황사 피해가 잦은 우리나라에도 바람을 타고 독성 물질이 도달하지 않았을까 국민들이 우려했지만, 다행히 환경 및 기상 분야 전문가들은 독성 물질이 우리나라까지 왔을 개연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환경부는 톈진폭발 사고 이후 바람방향은 남서풍· 동풍 계열이 우세해 대부분 한반도 영향권 밖인 만주쪽으로 이동했고, 백령도 집중측정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변화를 관측·분석했으나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반도∼톈진 간 거리가 800㎞ 이상으로 거리상으로도 오염의 영향권을 벗어난 것으로 파악되며, 또한 시안화나트륨이 공기보다 무거워 바람을 타고 수백 ㎞를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특성이 있다.

톈진시 당국은 사고지점 반경 100m 이내 중심부를 담으로 두르고 시안화나트륨 수습에 나서 폭발현장 중심 반경 3km내 지역에서 시안화나트륨 처리를 마무리하고 중심지역의 컨테이너 안에 있는 시안화나트륨을 처리중이다. 톈진시는 지표면에 있는 시안화나트륨 처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근심은 줄지 않고 있다.

사고현장에 있던 시안화나트륨 700톤의 행방이 불분명한데도 당국은 존재했다는 것만 확인하고 누출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현장을 찾은 리커창 총리가 대기, 물, 토양 오염수치를 숨김없이 공개하라고 지시했지만, 사고사망자 114명, 실종자 70명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여전히 주민들은 유출된 청산소다가 비에 녹아 독가스인 시안화수소를 생성할 우려가 있다며 절대 비 맞으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녹색당은 톈진 참사의 양상은 한국에서 벌어졌던 몇몇 재난 사고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톈진사고의 핵심에 있는 ‘루이하이’사가 시안화나트륨을 24톤 보관하도록 한 창고에 700톤을 보관한 것이 작년 세월호의 ‘과적’과 유사하고, 편법으로 안전검사를 통과한 것이 세월호 안전검사를 맡았던 ‘한국선급’의 총체적 부실 관리, 운영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또 창고와 주거지간 ‘1km 이상’ 이격거리 지침을 무시하고 불과 6백여 미터 거리에 창고를 지은 것을 2012년 주거지 및 농지 인근에서 터진 구미 불산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더불어 한국 생태환경에 끼칠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독극물의 종류와 유출량 등을 중국 정부가 밝히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설상가상 톈진항 사고 후 10일 만에 산둥성에서 화학공장이 또 폭발해 충격을 주면서 강력한 예방조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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